[파이낸셜뉴스] "여름이잖아. 셔츠 한 장만 입으니 뱃살을 숨길 수가 없더라니까. 한 달 동안 하루 한 끼만 먹고 7kg를 뺐어. 근데 머리카락도 빠지는 거야."
서울 사는 40대 직장인 김민수(가명)씨는 대학 후배를 만났다가 '어디 아프냐'는 소리를 들었다. 티셔츠 단춧구멍 사이로 삐져나오는 뱃살을 빼기 위해 결심한 '간헐적 단식'이 성공했지만, 부작용으로 탈모를 얻었기 때문이다.
여름을 맞아 단식, 다이어트 주사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살이 빠질 경우 탈모, 소화불량, 근손실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이어트하면 몸은 '비상사태' 생명과 관계없는 모발에는 영양 중단
서울 강남에서 탈모 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김진오 원장(뉴헤어모발성형외과)은 26일 "여름이 되면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탈모가 생긴 환자들이 자주 내원한다"며 이런 증상을 겪는 환자들을 '휴지기 탈모'라고 진단했다.
휴지기 탈모는 모발이 특정 원인으로 성장을 중단, '휴지기'에 접어드는 증상을 말한다. 휴지기 뒤에는 모발이 탈락하는 '퇴행기'가 이어지는 것이 수순이다. 잘 자라던 모발이 갑자기 자라지 않더니 이내 빠지게 되는 것이다.
김 원장은 다이어트로 휴지기 탈모가 생기는 이유를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우리 몸이 해당 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식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에 우선적으로 영양을 공급하고, 생명과 관계없는 모발에는 영양 공급을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최소 1200~1500kcal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고, 닭가슴살·달걀·두부 등 모발의 주성분인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과 비타민 D, 철분, 아연, 비타민 B군 등 모낭세포 활성화에 필수적인 미량 영양소를 챙겨야 탈모를 막을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
위고비, 마운자로… 식약처도 우려하는 '다이어트 주사'
단식을 넘어서서 위고비, 마운자로 등 주사 시술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방식도 번지고 있다.
지난 24일 가수 서인영은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에 '서인영 때려잡는 역대급 사춘기 초딩 윌벤져스 형제 (+연희동3층집,도플갱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이목을 끈 것은 방송인 샘 해밍턴의 근황이었다. 샘 해밍턴은 전과 달리 헬쑥해진 모습으로 "주사를 맞고 있다"라고 밝혔다.
가수 조현아가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조현아의 평범한 목요일 밤'에 공개한 '첫 만남에 화장실에서 기싸움한 연예인과 한강 피크닉' 영상에서도 다이어트 주사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조현아는 '다이어트 주사'로 알려진 '위고비'를 3개월간 맞은 후 효과를 체감할 만큼 살이 빠졌지만 이내 요요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흔히 '다이어트 주사'로 불리는 주사 시술은 위고비, 마운자로, 삭센다와 같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밥을 먹을 때 소장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 GLP-1을 흉내 내 음식을 적게 먹도록 만든다. 밥을 먹지 않고도 뇌가 '밥을 먹었다'라고 느끼게 하는 것. 또 위장이 천천히 운동하도록 만들어 음식을 먹었을 때에도 포만감을 오래 유지한다.
마운자로는 GLP-1과 GIP를 함께 사용한다. GIP는 GLP-1의 부작용인 구토, 울렁거림을 완화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잘 분비되도록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포만감을 두 배로 올리는 역할도 한다.
문제는 해당 주사들이 가진 부작용이다. 약물이 위장의 운동을 강제로 조절하기 만들기 때문에 구역질, 소화불량, 조기 포만감,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찾아올 수 있고 장기 투여하면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서서 근손실, 탈모, 볼 패임 등이 생길 위험이 있다. 또 원하는 체중에 도달했을 때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빠른 시간 내에 체중이 복구되는 '요요 현상'도 자주 발생한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주사에 대한 조치에 나섰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문서 '오·남용우려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행정예고'에 따르면 '비만 치료용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 함유 제제가 치료 목적과 다르게 단순 체중 감량 목적으로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라며 동 제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밝혔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