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60대 가장, 4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떠나

입력 2026.06.25 11:15수정 2026.06.25 14:26
'뇌경색' 60대 가장, 4명에게 새 삶 선물하고 떠나
기증자 송기섭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해온 60대 가장이 외손주 출생을 앞두고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갑자기 쓰러져 뇌경색... 장기기증 결단한 유족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송기섭씨(67)는 지난 3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간과 폐, 안구 양측을 기증해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송씨는 뼈와 피부 등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해 100여명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한 사람의 조직기증은 기능적 장애를 겪는 환자 100여 명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지난달 25일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송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이후 치료와 수술에도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족들은 평소 남을 배려하던 송씨의 성품을 잘 알기에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아내 윤안순씨는 "생전 남편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평소 남을 먼저 생각했던 만큼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이들 속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면 남편도 기뻐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기증 이유를 밝혔다.

가을에 출산 앞둔 딸...아내 "기다리던 손주 못보고 떠나 안타까워"


4남매 중 장남으로 서울에서 자란 송씨는 직장 생활을 거쳐 20여 년간 화물차를 몰며 가족을 부양했다. 최근 몇 년은 일을 하면서도 아흔이 된 노모 병간호까지 도맡아 장남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송씨는 43년을 함께해온 아내에게는 자상한 남편이었으며, 딸과 아들에게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였다고 한다.

아들 인규씨는 "아버지가 표현은 많지 않았지만 자녀들을 세심히 챙기고, 주변 어른들에게 늘 허리 숙여 정중히 인사하던 분이었다"며 "그런 모습을 존경했다"고 전했다.

특히 송씨는 올가을 딸의 출산을 손꼽아 기다리며 손주가 태어나면 사진을 늘 갖고 다니겠다고 했다고 한다.

아내 윤씨는 "남편이 손주를 만나지 못한 채 떠나 가장 안타깝다"며 "당신이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훨훨 날아다니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없어도 누군가가 당신의 일부를 품고 살아갈 테니 그걸 위안 삼아 살아가겠다.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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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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