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야생동물원이 곰 탈을 쓰고 관람객과 노는 이른바 '곰 역할 아르바이트'를 모집해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졸자 평균 연봉을 웃도는 파격적인 보수와 '누워 있어도 된다'는 독특한 근무 조건 덕분에 지원자가 폭주해 공고는 며칠 만에 조기 마감됐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에 위치한 뤄허 야생동물원은 최근 흑곰 복장을 착용하고 동물원 구역을 돌아다니며 관광객과 소통하는 직원을 모집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높은 보수다. 이 직무의 연봉은 10만 위안(약 2300만 원) 수준이다. 중국 교육 컨설팅 업체 마이코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졸자의 졸업 후 6개월 차 평균 연봉이 약 7만 4000위안(약 16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액수다.
근무 조건과 수칙도 이색적이다. 지원 자격은 만 18세 이상으로 성별 제한은 없지만, 무거운 인형 탈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요구된다. 하루 6시간 교대 근무에 한 달 4일의 휴무가 주어진다.
업무 중에는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언어 사용이 '절대 금지'된다. 대신 곰처럼 가르릉거리는 낮은 울음소리만 낼 수 있으며, 관람객이 주는 간식이나 먹이를 가리지 않고 받아먹어야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근무 중 행동은 무척 자유롭다. 채용 안내문에는 "지치면 그 자리에서 누워 멍을 때려도 되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뛰거나 춤을 추거나 나무를 오르는 등 편한 대로 자유롭게 행동하라"고 명시됐다. 이어 "엉뚱하거나 기발한 행동으로 눈길을 끌면 더욱 좋다"는 조항도 덧붙었다.
이 같은 소식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1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동물원 측은 며칠 만에 인원이 모두 충원됐다고 밝혔다.
동물원 관계자는 "SNS에서 주목을 받아 유명해지면 기본 급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며 "청년층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되고, 동물원 측에도 수익 창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임금 현실을 생각하면 최고의 알바"라며 부러워하는 반응이 있는 반면, "허난성의 한여름 찜통더위에 두꺼운 털옷을 입고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 "아이들이 진짜 야생동물과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