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지지는 높지만, 정작 자신의 직장 동료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료의 휴직으로 인한 업무 부담 가중과 대체인력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24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하세정 선임연구위원과 박정흠 부연구위원이 발간한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일반적 당위성과 직장 내 실제 수용성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전국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정규직 근로자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1.4%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찬성한다'고 답해 제도 자체에 대한 지지율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실제 동료에게 육아휴직을 권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찬성률이 46.4%로 급감해 절반을 밑돌았다. 이는 여성 동료의 육아휴직을 권장하겠다는 응답률(63.2%)과 비교해도 16.8%p 낮은 수치다.
남성 동료에게 권장하는 휴직 기간 역시 '3개월 이하'의 단기 휴직 비율이 30.2%로 나타나, 여성 동료(17.9%)에 비해 짧은 기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위적으로는 남성 육아휴직에 찬성하더라도, 실제 동료가 휴직할 경우 부서 내 업무 부담 증가,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 성과 압박 등 현실적인 비용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공공기관 종사자가 민간기업 종사자보다 남성 육아휴직에 상대적으로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남성 육아휴직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내 수용성을 키우는 문화적 변화와 실질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인력 공백을 즉각 보완할 수 있는 대체인력 지원 체계 강화를 주문했다.
연구진은 "개별 조직의 자율적인 개선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법제 강화와 재정 지원은 물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