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글로벌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을 앞두면서 지구 반대편 한국 증시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청서(S-1)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나스닥 티커는 'SPCX'로 이르면 다음달 12일 상장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1조7500억~2조달러(약 2650조~3030조원) 수준으로. 모기업인 테슬라의 시총(약 1조6000억달러)을 뛰어넘는다. 공모 규모는 750억~800억 달러(약 103조~110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IPO 공모액(약 256억달러)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증시에서는 스페이스X 관련주들이 잇달아 급등세를 연출했다. 스페이스X 지분을 직접 보유한 미래에셋그룹은 2022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약 2억78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선제 투자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들어서만 미래에셋증권(190.34%)과 미래에셋벤처투자(349.80%)가 연초 대비 최대 4배 가까이 폭등했다.
벤처투자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인 아주IB투자 역시 미국 법인을 통해 스페이스X 구주를 선제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관련주 대열에 합류했다. 또 스페이스X와 사업 협력 가능성이 부각된 OCI홀딩스, 표면실장기술(SMT) 공정 자동화 장비를 생산하는 와이제이링크, 발사체 소재 기업 스피어 등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스피어는 지난해 말 스페이스X 협력사로 공식 등록하며 올해 들어 주가가 4배 이상 뛰었다.
이처럼 스페이스X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절정에 달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셀온(호재 이후 차익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경고하고 있다.
강기훈 신영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경우 공모 청약 시점인 오는 5월 31일까지가 모멘텀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포지션 청산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아시아 대형 IT주를 매도해 비중을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스페이스X와 실질적인 사업 연관성이 없는 종목들까지 '우주 테마'라는 꼬리표만 달고 급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적 가시성과 실제 공급망 편입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