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여성이 주립공원에서 아름다운 초록색 빛깔의 벌레를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뉴욕포스트,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앙투아네트 웹(44)은 지난주 9살 쌍둥이 자녀 엘라, 조나와 함께 메인주에 위치한 포트 녹스 주립공원을 찾았다가 끔찍한 경험을 했다.
웹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반짝이는 초록색 딱정벌레였다. 웹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초록색 벌레였다"며 "그냥 집어 들고 '와, 너 정말 예쁘다'라고 말했는데, 단 몇 초 만에 온몸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치명적일 수 있는 알레르기 증상이 빠르게 발현되자, 다급해진 웹은 구불구불한 포장도로를 무시한 채 아이들을 데리고 가파른 잔디 언덕을 곧장 뛰어올라 공원 기념품점으로 향했다. 하지만 언덕 정상에 다다르자마자 웹은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이 곳에는 약 20년간 군 의무병으로 복무했던 공원 관리소장인 딘 마틴씨가 있었고, 그는 즉각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마틴 소장은 "쓰러진 여성의 기도가 수축돼 호흡 곤란으로 기절했고,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당시 웹은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쌕쌕거리며 떨면서 자신의 목을 부여잡는 등 극심한 호흡 곤란을 겪었으며, 세 번이나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웹을 사경 헤매게 한 벌레의 정체는 '육점박이범하늘소'로 밝혀졌다. 다만 이 벌레가 웹에게 유발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은 '백만 분의 일' 확률에 가까울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 소장은 이 벌레에 대해 "무지갯빛 초록색이 정말 아름답다"며 "다리가 6개이고 독은 없지만 집게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도 수축에 청색증까지"… 생명 위협한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
웹이 겪은 극단적인 알레르기 반응은 치명적인 중증 알레르기 쇼크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증상이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몸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전신에 걸쳐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급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당시 웹의 몸에서는 단 몇 초, 몇 분 만에 치명적인 증상들이 연쇄적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피부와 신경계의 반응이다.
무엇보다 그녀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것은 급격한 호흡기 인후계 증상이었다. 면역 과민 반응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지는 호흡기 수축이 발생하면서 체내 산소 공급이 차단됐다. 이로 인해 혈액 내 산소가 부족해져 입술 등 피부 점막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났다.
병원으로 이송된 후에도 알레르기 쇼크의 1차 응급 치료제인 에피네프린 주사를 네 차례나 투여받고 나서야 간신히 위기를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상태는 매우 위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곤충 벌레에 쏘이거나 접촉한 뒤 호흡 곤란이나 어지러움, 입술 부종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