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학부모 민원과 안전사고 책임 부담을 호소하는 일선 교사들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현장체험학습의 어려움을 토로한 영상이 공개 나흘 만에 조회수 600만회를 넘어섰다.
"유죄까지 받았다"... 현장학습 꺼리는 교사들 심정 토로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초등교사노동조합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꺼리는 진짜 이유' 쇼츠 영상의 조회수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630만회를 웃돌았다.
해당 영상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교육부 주최로 열린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나온 강석조 초등교사노조위원장의 발언을 재구성한 것이다.
강 위원장은 영상에서 "현장학습은 필수가 아니다"라며 현장체험학습이 의무가 아닌 교사들의 자발적 운영 사항임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현장학습 1년에 8번씩 갔던 초등교사다. 하지만 재작년부터 보이콧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짜까지 기억한다. 2025년 11월 14일, 동료 교사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어떻게 현장체험학습을 갈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위원장이 언급한 사례는 지난 2022년 강원 속초시로 체험학습을 떠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버스에 치어 숨진 사고다. 당시 체험학습을 인솔한 교사는 업무상 과실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금고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왜 먼데 가서 애 멀미하게 만드냐"...학부모 갖가지 민원
또한 강 위원장은 반복되는 학부모 민원을 주된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체험학습을 앞두고 "특정 학생과 짝을 지어달라", "왜 그렇게 먼 곳으로 가서 멀미하게 만드냐"는 식의 요구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 행사 당일 학생들의 사진을 수백 장을 찍어도 "왜 우리 아이 사진은 5장뿐이냐", "우리 아이 표정이 왜 그러냐"는 항의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강 위원장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을 향해 "현장체험학습을 강제하지 말아달라. 우리가 스스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누리꾼 "선생님의 억울함과 서러움 느껴진다" 공감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선생님 말하면서 덜덜 떠는 모습 봐라. 억울함과 분함과 서러움이 다 느껴진다", '진상 학부모 민원 다 받아주니 선생님들이 병들고 있다" 등 강 위원장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선 학교에서 체험학습이 위축되는 현실을 우려하며 최 장관에게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며 시정을 지시했다.
그러자 교원단체에서 "만일의 사고에 교사들이 형사 책임을 지는 현실을 개선해달라"고 나섰고, 이틀 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교사의 법률적 책임 및 면책 영역에 있어 불합리한 부담은 없는지 교육부와 법무부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체험학습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의 면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으로, 이르면 이달 중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