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아파트 단지 게시판에 붙은 '경차 주차 협조 안내문'이 논란이 되며 경차 전용 주차구역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차는 일반 주차구역 이용 자제해달라"
최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차 주차 협조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과 관련 사연이 게재됐다.
해당 안내문은 "현재 일부 경차 차량이 일반 주차구역에 주차하여 일반 차량 이용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며 "경차 차량은 경차 전용 주차구역을 우선 이용해주시고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주차구역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시글 작성자는 "빈 경차 공간이 많은 아파트는 경차의 경우 경차 구역에 주차해 달라고 공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일반 차량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일반 차가 경차 구역에 주차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경차 운전자 일부는 불법도 아닌데 왜 아파트에서 저런 걸 강요하느냐는 불만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차 전용구역 '필요하다' vs '실효성 없다'
이처럼 경차를 일반 주차구역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듯한 문구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당연한 주차 질서 확립'이라는 반응과 '소형차 역차별'이라는 반응으로 갈렸다.
경차 전용 주차구역은 2000년대 초 경차 보급 확대 정책에 맞물려 아파트·공공시설·대형마트 등에 도입됐다. 소형 차량에 맞춘 좁은 면을 배정해 공간 효율을 높이고 경차 이용자에게 혜택을 부여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도입 20여 년이 지난 현재, 제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찬성 측은 주차 공간 효율을 근거로 든다. 경차 전용면은 일반 면보다 폭이 좁아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주차 칸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한된 주차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경차 보급 정책과의 연계도 거론된다. 연료 소비가 적고 탄소 배출이 낮은 경차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주차 혜택과 같은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대형 차량과 경차를 분리함으로써 접촉 사고나 '문콕'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안전 측면의 논거도 있다.
반대 측은 강제력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일반 차량이 경차 전용구역에 주차해도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SUV가 국내 신차 판매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차량 대형화 추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경차 배려 논리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