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참 고됐지만" 사지 없는 80대 노모의 위대한 모정

입력 2026.04.22 05:40수정 2026.04.22 08:37
"삶이 참 고됐지만" 사지 없는 80대 노모의 위대한 모정
팔뚝에 빗자루를 끼워 비질을 하고 있는 왕위시씨. 바이두 캡처

[파이낸셜뉴스] 중국 간쑤성 바이인시 후이닝현의 한 작은 마을에 거주하는 80대 노모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1일 중국 지무뉴스 등 보도 내용에 따르면, 왕위시 씨는 1945년 선천적으로 사지가 없는 상태로 태어났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아이를 버릴 것을 권유했으나, 부모는 차마 그럴 수 없어 그녀를 직접 양육하기로 결정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은 채, 그저 '메이투이'(没腿儿·다리 없는 아이)라고만 불렀다.

그렇게 20년 넘는 세월을 살아온 그녀는 스물일곱 살이 되던 해에 배우자를 만났다. 상대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마을에서 가장 가난하다고 알려진 남성이었다. 제대로 된 집 한 칸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는 두 사람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주었고, 부부는 토굴 형태의 집인 '요동'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왕위시'라는 이름이 생긴 시점도 이때였다. 혼인신고를 위해 방문한 관청에서 호적 담당자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었다.

남편은 가난한 처지였으나, 아내의 장애를 단 한 번도 탓하지 않았다. 그는 힘든 일을 묵묵히 도맡아 수행했고,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자신은 먹지 않고 몰래 집으로 가져와 아내에게 건넸다.

결혼 이후 두 사람은 딸 하나와 아들 둘을 두었다. 남편이 새벽부터 들에 나가 일하는 동안, 세 아이를 돌보며 가정을 꾸리는 역할은 온전히 왕위시 씨의 몫이었다.

모유를 먹일 때는 이불을 높게 쌓아 아이를 올려둔 뒤, 몸을 옆으로 기울여 수유했다. 가사 노동은 더욱 고됐다. 뜨거운 주전자를 양 팔꿈치 사이에 끼워 물을 따르다 물집이 터지는 일이 잦았고, 채소를 썰거나 밀가루를 반죽하는 등 모든 일에 비장애인보다 수백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청소할 때는 짧은 팔뚝 사이에 빗자루를 끼워 조금씩 쓸어내며 집안을 관리했다.

왕위시 씨는 두 팔꿈치와 입을 활용해 온 가족의 옷을 직접 꿰맸다. 팔꿈치로 바늘 끝을 누르고 입으로 실을 물어 바늘귀를 통과시키는 과정을 평생 동안 반복했다. 옷 한 벌을 완성하고 나면 팔꿈치에는 깊은 바늘 자국이 남았고, 입가에는 늘 물집이 맺혀 있었다.

그럼에도 왕위시 씨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삶이 참 고됐지만 그래도 만족했어요. 적어도 굶은 적은 없었으니까요"라고 담담히 설명했다.

현재 세 자녀는 모두 각자의 가정을 이루어 독립한 상태다. 10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빈자리는 막내아들 부부가 어머니 곁을 지키며 대신하고 있다. 아들은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다니며, 큰딸은 수시로 방문해 식사를 챙기고 있다.


막내아들 장리후 씨(38)는 지무뉴스에 "어머니는 우리 셋을 키워낸 위대한 분"이라며 "어머니가 계신 곳이 바로 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대한 어머니'라는 계정을 통해 어머니의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으며, 현재 팔로워 수는 44만 명에 달한다.

한편 왕위시 씨는 현재 고혈압을 앓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삶이 참 고됐지만" 사지 없는 80대 노모의 위대한 모정
왕위시(오른쪽)씨와 그녀의 막내아들 장리후씨. 바이두 캡처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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