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4년제 학위 숨기고 고졸 학위만 제출하려는데, 이거 걸리나요?"
SK하이닉스의 억대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생산직 모집 공고가 나와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17일 SK하이닉스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생산직 공개 채용 지원서는 오는 22일까지 접수한다.
이후 취업 커뮤니티에는 관련 질문과 정보 공유가 쏟아지고 있다. 고등학교, 전문대 졸업자라는 모집 자격 조건에 맞지 않지만 기회를 노린다는 취업 준비생의 글도 눈에 띄었다.
한 취준생은 "학점은행제 학사와 전문대 학위 둘 다 보유 중인데, 전문대 학위로만 생산직 지원 가능하냐"고 물었다.
다른 취준생들도 "대졸인데도 지원하면 서류 합격하겠냐", "붙기만 하면 4년제 졸업보다 고졸이 훨씬 낫다", "인문계 고졸인데 가능하냐", "4년제 대학 학위 적지 않고 지원하면 걸리냐" 등 지원 자격을 맞추기 위해 학력을 낮추고 싶다는 고민도 이어졌다.
교육업체 취업동스쿨도 SK하이닉스 생산직 지원자를 겨냥한 단기 인터넷 강의를 개설했다. 수강 기간은 총 10일이고 가격은 9만원 수준이다. 종합 교육 업체 해커스잡은 'SK하이닉스 단기합격반'을 만들고 약 1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에듀윌이 출간한 SKCT 대비 기본서는 최근 주요 온라인 서점 e북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열풍은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하이닉스로 직행할 수 있는 계약학과의 인기도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2023년부터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관련 학과와 취업 연계 계약을 맺었다.
한 입시학원에 따르면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지원자는 2024학년도 423명에서 2026학년도 1289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강대 시스템반도체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지원자도 각각 11%, 34% 증가했다.
입사 열풍의 배경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파격적 성과급이 지목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성과급은 1억3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의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은 198조원이다. 이를 전체 임직원 약 3만5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5억6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일부 직원들은 성과급 규모가 과장됐다고 전했다. 화제가 된 수십억원 성과급 가능성은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증권이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 예상치를 447조원으로 제시하면서 떠올랐는데, 너무 장밋빛 전망이라는 것이다.
한 SK하이닉스 직원은 "주변에서 수억원대 성과급이 확정된 것처럼 말해 부담스럽다"면서 "처음엔 과장됐다고 해명하기도 했지만, 이제 포기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보상이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기업으로의 인재 쏠림이 심화될 경우, 청년들의 중소·중견기업 기피 현상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