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국인 룸메이트의 체취를 견디기 어려워 숙소를 떠나기로 했다는 한국인 여행 유튜버의 영상이 뒤늦게 재조명되며, '체취 지적은 인종차별인가'를 두고 논란이다.
1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여행 유튜버 '배낭여행자 민'(구독자 약 2만 명)이 2020년 1월 공개한 영상이 뒤늦게 퍼지며 논쟁이 시작됐다.
해당 유튜버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호주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경험담을 공유해왔다.
영상에서 그는 서호주 퍼스의 한 호스텔에 머물던 당시를 떠올리며 “같은 방을 쓰던 스웨덴인 룸메이트들이 떠난 뒤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는데, 짐 상태도 정돈돼 있지 않았고 냄새가 심했다”면서 "2층 침대를 쓰고 있는데 1층에서 냄새가 그대로 올라온다. 누린내가 나고, 샤워를 거의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호소했다.
유튜버는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없다”면서도 “이전 룸메이트들도 백인이었지만 매일 샤워하고 데오도란트로 관리했다. 문제는 국적이 아니라 개인 위생 상태”라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 캡처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쟁이 본격화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실제 경험상 특정 체취는 견디기 어렵다”, “직접 말하지 않고 피한 것까지 인종차별로 볼 수는 없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김치 냄새가 난다고 하면 인종차별이라 느끼지 않느냐”, "개인의 위생 문제를 집단의 특성으로 일반화 하면 안된다", "인종을 떠나 기본적으로 암내는 가장 지독한 냄새중에 하나" 등 지적했다.
한국인, 유전학적으로 겨드랑이 냄새 덜 나
서양인의 체취가 동양인보다 강하다는 인식은 아포크린샘과 ABCC11 유전자 등 유전적 차이와 식습관의 영향이 크다.
ABCC11 유전자는 ‘G형 유전자’와 ‘A형 유전자’로 나뉘는데 그 중 G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지독한 겨드랑이 냄새를 유발하는 아포크린 땀샘의 땀 분비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유전학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제네틱스'에 따르면 ABCC11 G형 유전자 보유 비율은 백인과 흑인에서 80~100%에 달하는 반면, 동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한국인은 중국·일본보다도 G형 보유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암내에 대한 경험이 적은 한국인들이 체취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약학 박사인 토시히사 이시카와의 연구에 따르면 몸 냄새가 나는 G 유전자가 전혀 섞이지 않은 AA타입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한국인이 가장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AA타입 유전자의 비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0%, 사하라 사막 일대에 사는 아프리카인도 0%, 프랑스계·베네수엘라계 백인은 1.2%, 러시아인 4.5%로 매우 드물었다.
또한 겨드랑이 체취는 귀지의 점성·유전자와도 연관되며, 동아시아인은 젖은 귀지 대립형질 538G가 적고 마른 귀지 538A가 많아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 난다는 연구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구결과가 겨드랑이 냄새가 덜 난다고 해서 좋은 유전자라거나 많이 난다고 해서 나쁜 유전자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몸냄새가 많이 나는 유전자라도 개인적인 위생과 청결한 생활습관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