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5성급 호텔에서 20대 항공 승무원이 전남편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전처가 상류층 대상 성 접대를 하고 있다고 의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더선,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두바이의 보코 보닝턴 호텔에서 러시아 국적의 포베다 항공사 승무원 아나스타시아(25)가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피해자는 호텔 직원에 의해 객실 내부에서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현장에 다량의 혈흔과 함께 피해자의 목과 상체, 팔다리 등에서 최소 15차례 이상의 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인 러시아 국적의 전남편 알베르트 모건(41)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모건은 범행 직후 두바이를 떠나 러시아로 도피했으나, 현지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과 이동 동선을 토대로 신원이 특정돼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수사기관에 의해 체포됐다.
수사 결과 두 사람은 약 2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간 뒤 이혼했지만, 모건은 이후에도 아나스타샤를 계속 스토킹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그는 아나스타샤가 상류층을 상대로 성 접대를 하는 이른바 ‘VIP 콜걸’로 활동하고 있다고 의심해 강한 집착을 보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모건의 범행이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아나스타샤의 근무 일정을 파악해 몰래 두바이까지 따라갔고, 아나스타샤가 투숙 중이던 호텔에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갔다. 이후 호텔 세탁실에서 가운을 훔쳐 입고 직원인 척 접근해 피해자가 객실 문을 열도록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건은 경찰 조사에서 "얼굴에 초록색 페인트를 끼얹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 모욕을 줄 계획이었다"고 주장했다.
모건은 과거 가정폭력 이력과 함께 마약 범죄로 약 7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출소 이후 개명해 신분을 바꾼 사실도 확인됐다.
체포 이후 모건은 러시아 수사 당국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