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습격, 국산 김치 얼마길래

입력 2025.12.25 07:00수정 2025.12.25 07:31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습격, 국산 김치 얼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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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산 김치가 원산지인 국내 시장에서 값싼 중국산 김치와의 경쟁에 밀려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식당과 가정 식탁에서 국산 김치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뉴스1 등은 한국의 식당과 가정 식탁에서 국산 김치가 압도적인 가격 차이로 인해 점차 자리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2025년 현재 한국 식당에 공급되는 중국산 김치의 가격은 1킬로그램당 약 1700원 수준이며, 국산 김치는 평균 3600원으로 두 배 넘게 비싼 상황이다.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중국산 김치가 국산보다 60~65%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차이로 인해 다수의 식당이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국산 김치 대신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번 중국산 김치로 바꾼 식당은 국산 김치로 재전환하지 않는 경향이 명확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러한 추세는 실제 통계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1억5900만 달러(한화 약 2360억 원)에 이르렀으며, 이 중 대다수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김치 수출액은 1억3700만 달러(한화 약 2033억 원)에 머물러, 김치 무역수지는 2207만 달러(한화 약 327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김치 산업은 기후 변화로 인한 추가적인 부담을 겪고 있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배추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원재료 가격이 반복적으로 급등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배추 한 포기의 도매가격이 평소 대비 세 배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배춧값이 폭등할수록 식당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게 되며, 이러한 선택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관련 업계는 국내 김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김치협회는 자체 재원을 활용하여 수입 김치를 사용하던 식당이 국산 김치로 전환할 경우 1킬로그램당 1280원을 지원하는 '김치 바우처'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더불어 수입 김치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신고 가격을 방지하고자 사전 관세 평가 제도 도입을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 또한 김치산업진흥법을 바탕으로 국산 김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식당이 자발적으로 국산 김치 사용을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며, 배추 재배 농가에는 기상 정보와 병충해 방제 기술을 지원하는 중이다. 김장철을 앞두고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 물량을 시장에 풀었고, 수출용 김치의 유통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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