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틀고 양치하던 30대女 날벼락, 입 안에서..

입력 2025.12.21 08:48수정 2025.12.21 11:54
샤워기 틀고 양치하던 30대女 날벼락, 입 안에서..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샤워하며 양치질 하는 습관이 세균 감염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만성 폐 질환자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일상적인 위생 루틴부터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서울대병원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장 그만하세요. 샤워기로 입 헹구는 행동'이라는 영상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영상에 따르면 샤워기로 입안을 직접 헹구는 행위는 ‘비결핵마이코박테리아(NTM)’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NTM은 결핵균과 같은 마이코박테리아 계열이지만 사람 간 전파보다는 환경 노출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 특징이다. 호수·강·토양 등 자연환경은 물론, 샤워기·수도관·가습기 같은 물 관련 가정·의료 환경에서도 검출된 사례가 보고돼 있다.

이 균은 염소 소독에 비교적 강하고, 표면에 달라붙어 생존하는 성질 탓에 샤워기 헤드나 호스 내부에 ‘바이오필름(물때)’을 형성하며 증식하기 쉽다. 물이 고이기 쉬운 호스 구조는 특히 번식에 유리하며, 샤워기 물로 입을 헹구면 구강·상기도가 물방울에 바로 노출돼 균 흡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는 “샤워기가 오래되면 헤드 안에 균이 들러붙어 샤워할 때 퍼질 수 있다”며 “샤워기 물로 입을 헹구는 습관은 당장 고쳐야 할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샤워기 헤드는 최소 6개월에 한 번 교체하고, 오래 사용한 제품은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샤워기 헤드,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실제 해외에서는 이 같은 생활 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된 사례도 보고됐다. 지난해 11월 39세 중국여성 A씨는 만성기침에 시달려 왔는데, 검사결과 비결핵마이코박테리아 폐 질환 진단을 받았다. 조사결과 그는 샤워기 헤드를 10년 넘게 교체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오래된 샤워기와 입 헹구는 습관이 감염 원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의료진은 일반적인 샤워나 수돗물 사용만으로 NTM 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건강한 사람은 노출되더라도 면역 체계가 제거해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반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기관지확장증, 과거 결핵으로 인한 폐 손상 환자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폐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전문가들은 감염 위험을 낮추려면 샤워기 헤드·호스를 주기적으로 분리해 세척하고, 내부에 물이 오래 고이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권고한다. 양치질은 세면대 수돗물을 사용하고, 샤워 중 구강을 직접 헹구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위생 관리법이라는 조언이다.

폐질환 환자는 특히 조심

샤워기는 ‘비결핵항산균’의 서식지가 될 수 있다. 비결핵항산균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지는 않지만,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침투해 폐질환을 유발한다.

감염원으로는 호수, 강, 토양 등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샤워기, 가습기, 오염된 의료기기 등이 있다. 샤워기 내부에 남아 있는 물에서 균이 증식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인 샤워나 수돗물 사용만으로 NTM 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기관지확장증, 결핵 등 폐 손상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샤워기로 인한 비결핵마이코박테리아균 감염을 예방하고 싶다면, 샤워기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샤워기를 교체하고, 샤워기 내부를 자주 청소하는 것이 좋다. 분리한 샤워기 부품은 락스를 희석한 물에 담그고, 작은 솔로 표면을 구석구석 닦으면 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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