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나영석표 예능…"식상하다 쓴소리는"

입력 2025.12.10 07:16수정 2025.12.10 07:17
넷플릭스와 첫 협업 '케냐 간 세끼' 김예슬 PD 공동연출…비영어권 톱5 "나영석 라포 중요… 잘하는 걸 하자" 이수근 불화설 한풀이 "죽기 살기로" "규현 기린키스 최애…폰 분실 웃음" 내년 '이서진의 달라달라' 공개 "윤여정과 패션 프로그램 하고파"
[인터뷰]셀럽 나영석표 예능…"식상하다 쓴소리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나영석PD가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케냐 간 세끼'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25.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넷플릭스 '케냐 간 세끼'는 나영석 PD의 뻔한 예능이다. tvN '신서유기' 시즌7(2019~2020)에서 파생한 공약 여행 버라이어티로, 개그맨 이수근과 그룹 '젝스키스' 은지원, '슈퍼주니어' 규현이 뭉쳤다. 넷플릭스와 첫 협업인데, 달라진 건 없다. 나영석표 예능에 지친 이들은 식상해 했지만, 신서유기 팬들에겐 반가움을 안겼다. 아시아권에서도 팬덤이 어느 정도 형성, 세계 TV쇼(비영어) 부문 5위를 기록했다. 함께 연출한 김예슬 PD는 나영석 라포(Rapport·심리적 신뢰관계)를 중요시하면서도, "'식상하다'는 쓴소리에 관해선 회사가 큰 맥락에서 봤을 때나, 앞으로 넷플릭스와 협업할 때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나영석 선배가 자주 출연해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은 인지하고 있다. 출연자 세 명 뿐만 아니라 나영석으로 대표되는 제작진 라포도 중요했다. 같이 일 한지 오래 돼 제작진과 라포를 쌓았고, 선배가 이끌고 갔다 온 여행 느낌이라는 의도가 있었다. 당연히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이 프로그램 만큼은 영석 선배가 출연자를 편하게 대해서 좋아해준 포인트를 보고 만들었다. 쓴소리도 많고 좋아해주는 분들도 많은데, 시발점이 분명했다. '기다리는 분들이 보고 싶은 그림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오랜만에 만나서 잘하는 걸 보여주자' 싶었다."

연출·출연자로서 나영석 장단점도 짚었다. "선배 PD로서 장점은 의견을 개진할 때 어려움이 없다. 친숙한 이미지이지만, 나랑 연차 차이도 많이 나고 엄청 대선배다. 내가 회의에서 '이런 걸 해보는 게 어떨까'라며 얘기할 때 화법과 분위기를 어려움 없게 해준다"면서 "심적으로는 가까운데, 요즘 스케줄이 많아서 뵙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 건강도 챙기셔야 할 텐 데, 워낙 셀럽의 길로 가서 우려된다(웃음). 출연자로서 장점은 유하면서도 뻔뻔하게 상황을 잘 풀어주고, 단점은 아직 모르겠다. 존경하는 선배"라며 치켜세웠다.

[인터뷰]셀럽 나영석표 예능…"식상하다 쓴소리는"
김예슬 PD

케냐 간 세끼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지난달 25~30일 19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고, 국내 톱10 TV쇼(비영어) 부문 1위도 찍었다.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톱10에 들었다. "글로벌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기 보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분들의 니즈를 최대한 만족시키고자 했다. '한국 정통 버라이어티가 글로벌로 먹힐까'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뿌듯했다"며 "케냐에서도 톱10 안에 들었다고 해 의외였다. 우리와의 접점은 촬영한 것 밖에 없는데 신기하다. 영석 선배도 매일 조마조마하다가 안도감을 느끼더라.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줘서 다행'이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말하기 등 한글 기반 게임이 많아서 고민했다. 세 분이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밀도 깊은 관계성을 쌓았다. 티격태격히고 싸우는 건 글로벌로 웃음 포인트가 있다. 신서유기는 에그이즈커밍 바이블 같은 작품이다. 라떼아트를 만드는 것처럼 내 색깔을 조금씩 표현하는 걸 모토로 삼았다. 기상 미션에서 조금 머리를 쓰는 마피아게임을 하고, 좀비게임할 때 스태프를 껴서 다양한 그림을 만들고, 챗GPT로 결과물을 채점하는 등 조금씩 변주를 줬다."

이수근은 한 동안 나 PD와 작업이 뜸해 불화설이 불거졌는데, 오랜만에 만나 한 풀이 하는 듯했다. 자작곡으로 웃음을 주고, 머리를 밀기도 했다. 김 PD는 "이수근 선배가 '죽기 살기로 가는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갖고 출발했다. 뭐 하나 빼는 것 없었다. 케냐식 그루밍도 받고 복식과 의식 등을 즐겼다"며 "세 분이 흥이 많아서 노래를 잘 부르는데, OTT는 초 수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조금 부담스럽더라. 덕분에 수근 선배 자작곡이 나왔고 웃음 포인트로 승화됐다. 음원으로 내길 바라던데, 작사·작곡한 수근 선배와 가창한 규현 선배가 협의해야 되지 않을까. 시그널 송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최애 장면은 기린 키스다. 사실 규현 선배는 우승해 키스를 안 해도 됐다. '언제 해보겠어'라며 했는데, 진짜 여행을 즐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 결과가 아니라, '여기 와봤으니까 해봐야지' 하는 게 좋았다. 레이스 결과라서 티저로 나가면 스포였지만, 우승자가 키스해 강렬한 그림을 티저로 쓸 수 있었다. 케냐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심란했을텐데, 바로 프로답게 임해줬다. 희화화해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줬고, 덕분에 초장부터 센 에피소드로 시작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 조카답게 임해줘서 잘 풀렸다."
[인터뷰]셀럽 나영석표 예능…"식상하다 쓴소리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방송인 은지원(왼쪽부터), 이수근, 규현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케냐 간 세끼'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25. jini@newsis.com

세 멤버는 '강호동 형이 왔으면 정말 좋아했을 것'이라며 아쉬워 하기도 했다. 신서유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데, "방송에 내진 않았지만 세 분이 맛있는 거 먹고 동물을 볼 때 호동 선배 얘기를 많이 했다. 특히나 호동 선배가 동물을 좋아해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싶었을 것"이라며 "마지막 회식 때 '또 이런 여행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넷플릭스와 얘기가 잘 되고 호동 선배도 와서 즐기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우리끼리 '크루즈를 타거나, 극지방에 가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혹시라도 좋은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초반엔 지루한 면이 많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재미를 줬다. '나영석표 예능이 언제까지 통할까'라는 시선도 있지만, 김 PD는 "유튜브에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른다'는 댓글을 보고 뿌듯했다. 다시 흐른다는 건 잘 만들었다는 거 아닐까"라며 좋아라했다. "식당, 지하철에서 케냐 간 세끼를 보는 분들을 보고 뿌듯했다. 식사할 때 적적하면 스밍 한 번 해달라"면서 "케냐 간 세끼가 넷플릭스 밥친구, 맛있는 김치찌개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내년 넷플릭스 '이서진의 달라달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배우 이서진과 나 PD의 미국 방랑기를 담았다. 또 비슷한 콘셉트이지만, "이서진 선배 특유의 '겉바속촉'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아는 것도 많고 생활력이 좋아서 여행지를 이끌고 다닌다. 달라스와 텍사스를 가는데, 서부 영화에서 본 감성의 도시라서 결이 다른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그이즈커밍에서 일하면서 함께 해보고 싶은 분들이 많았다.
1지망 이서진 선배를 뵀고, 2지망은 윤여정 선배다. 윤여정 선배가 패션에 일가견이 있어서 관련 프로그램을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기존에 큰 라포를 쌓은 분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걸 하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