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성의 방귀 냄새가 남성보다 고약하다는 말이 속설이 아닌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방귀의 왕'이라고 알려진 위장병 전문의 마이클 레빗 박사는 1998년 진행했던 방귀 악취 실험을 소개하며 "여성 방귀에는 남성보다 더 높은 농도의 황화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레빗 박사는 위장 질환 병력이 없는 성인 16명을 모집해 직장 튜브와 가스 주머니로 구성된 '방귀 채집 장치'를 착용하게 한 뒤, 강낭콩과 완하제를 투여해 배출된 가스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가스 분석법을 통해 방귀 속 성분을 분석했고 두 명의 평가위원이 각 방귀 표본에 0점부터 8점(매우 불쾌함)까지 등급을 매겼다. 평가위원들은 자신이 사람의 방귀 냄새를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분석 결과 방귀 냄새의 주요 원인은 황을 포함한 화합물, 특히 썩은 달걀 냄새로 알려진 황화수소로 확인됐다.
남성이 더 많은 양의 방귀를 배출했으나 여성 방귀에서는 남성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농도의 황화수소가 검출됐다.
그러나 여성의 더 고약한 방귀 냄새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악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황화수소는 다량 섭취 시 독성이 매우 강하지만, 여성의 방귀에 섞여 있는 수준의 소량은 노화된 뇌세포를 알츠하이머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화수소는 단백질을 '설프하이드레이션'이라는 방식으로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뇌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프하이드레이션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며,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감소 폭이 더욱 크다.
2021년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가진 실험용 쥐에게 황화수소 운반 화합물을 12주간 주입한 결과 미처치군 대비 인지 기능과 운동 능력이 약 50% 개선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일부 알츠하이머 관련 행동 증상이 황화수소로 개선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추가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