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인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주식·현금 혼합 거래에서 워너브러더스 주당 가치는 27.75달러(약 4만900원)로 책정됐다. 인수 대상의 총 기업가치는 약 827억 달러(122조원)으로 평가됐다.
워너브러더스와 넷플릭스의 이번 인수 건이 마무리되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와 102년 역사의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가 결합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계약 절차가 예정대로 끝나면 3대 스트리밍 서비스 중 두 곳과 대형 전통 영화·TV 스튜디오 중 한 곳을 아우르게 된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2022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영화·TV 스튜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그리고 CNN 등을 소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로 DC 코믹스 작품들은 물론 '왕좌의 게임', '해리포터' 등 전 세계 대표 대중문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게 된다.
넷플릭스의 역사는 28년밖에 안 됐다. 창업주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1997년 설립했다. 이듬해 온라인으로 DVD를 주문하면 우편으로 배송하는 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7년 스트리밍 기능을 처음 도입했다. 2011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고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가 크게 성공하며 입지를 다졌다. 이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오징어게임' 등을 제작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을 장악했다. 올해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도 크게 흥행하면서 콘텐츠 제작 독주 체제를 구축 중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중계권을 확보하는 등 최근엔 스포츠 중계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워너 브러더스는 내년 두 개의 상장 기업으로 분할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분할이 발효되면 넷플릭스는 워너 브라더스의 절반을 인수한다. 나머지 절반인 디스커버리 글로벌은 CNN을 비롯한 여러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게 된다.
워너 브러더스는 현재 분할이 2026년 여름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거래 종료 시점은 내년 3분기다.
지난 몇 주 동안 파라마운트가 이번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과감한 입찰로 승부수를 띄웠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넷플릭스가 이번 주 초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앞지르는 두 건의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이와 함께 파라마운트가 제안한 것과 동일한 고액의 해지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간 모든 거래를 검토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치적·법적 공방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한편에선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 사업을 인수하려는 행보에 대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강도 높은 반독점 심사를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넷플릭스 경영진은 이번 거래에 대해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공동 CEO인 그렉 피터스는 "우리의 글로벌 영향력과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워너 브러더스가 창조하는 세상을 더 넓은 시청자에게 소개할 수 있다. 회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더 많은 팬을 모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를 강화하고, 주주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넷플릭스의 행보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영화관 소유주들을 대표하는 무역 협회인 시네마 유나이티드(Cinema United)는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전반적으로 꺼리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인수를 "글로벌 상영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특기했다.
넷플릭스는 "워너 브러더스의 현재 사업을 유지하고 영화 극장 개봉을 포함한 강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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