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이듯"…팜파탈 김유정 새얼굴

입력 2025.11.30 09:37수정 2025.11.30 09:37
티빙 '친애하는 X' 소시오패스 변신 "어떻게 표현했는지 기억 안 날 정도" 김영대·김도훈 조종 "가스라이팅 설득력있게" 김도훈과 첫 열애설 "공개 연애는 글쎄" 아역에 심리상담사 "내 아역 생겨 신기" 해외서도 입소문 "의미있는 작품"
[인터뷰]"살아 움직이듯"…팜파탈 김유정 새얼굴
김유정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아역 출신 김유정(26)의 연기 변신은 꽤 성공적이었다. 티빙 '친애하는 X'에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지닌 스타 '백아진'으로 분해 악녀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싱크로율 -100%"라고 밝혔지만, '원작 웹툰을 잘 고증해 캐릭터가 그대로 나온 것 같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처음에는 인물 행동과 표현이 강해 두려움도 컸지만,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을지 고민했다. 스스로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는데, "주위에서 장난으로 '무섭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며 뿌듯해했다.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장면을 촬영할 때 빠져들었다. 너무 집중해 컷 하고 나서도 빠져 나오지 못한 신이 있다. 모니터를 할 때 어떻게 표현했는지 자세히 기억이 안 나는 장면이 나와 깜짝 놀랐다. 아진이라는 인물을 통해 '나라는 사람이 흔들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고 들어가서 크게 어렵거나 힘들진 않았다. 경찰서 취조실 신에서 조금 놀랐다. 아진을 표현할 때 미묘한 차이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감정을 시청자들이 느꼈으면 했는데, 그 신에서 그런 표정이 많이 나왔다. 촬영할 때는 내 표정을 잘 몰랐는데, 모니터했을 때 아진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드라마는 살아내기 위해 가면을 쓴 배우 백아진과 그를 구원하고자 지옥을 선택한 '윤준서'(김영대)의 멜로 스릴러다. 체중을 감량, 극이 흐를수록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옥탑방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신을 제일 오래 찍었다"며 "며칠 동안 연속으로 촬영했는데, 극한의 상황에서 연기하다 보니 리얼한 표정이 나왔다. 맞으면 맞을수록 힘이 없어지고 피폐해졌는데, 촬영하면서 피로도가 쌓인 게 표현됐다"고 돌아봤다.

연예계 라이벌 '레나'(이열음)와 붙는 신도 살벌했는데, "난 전혀 다른 사람이니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진의 무서운 모습이 담겨 감독님께 '진짜 믿으면 어떡하냐'고 한 적 있다. 연예계 이야기가 극적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덜하다"면서 "이열음씨가 때리는 걸 잘 못해서 내가 맞는 척 했다. 주먹이 아니라 봉투로 때려서 힘들진 않았다. 둘 사이 미묘한 신경전이 재미있었고, 뒤에 아진이 반격할 때 '희열감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윤준서와 '김재오'(김도훈)를 조종하며 팜파탈 매력을 뽐냈다. "'팜파탈로 보여야지'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아진이 그런 특성을 띤 인물이다 보니 누가 봐도 현혹될 수 있었으면 했다. 누군가를 확 감는 느낌이 되길 바랐는데, 생각보다 잘 표현 돼 다행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있지만, 훨씬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많이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거까지 계산해서 행동하는 아이니까. 보통 사람이 한 번 봤을 때 아무렇지 않다고 느끼지만, 가스라이팅하는 장면에서 설득력있게 연기하고 싶었다. 뭔가를 더 표현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하니 극적으로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
[인터뷰]"살아 움직이듯"…팜파탈 김유정 새얼굴
(출처=뉴시스/NEWSIS)

데뷔 후 처음으로 김도훈(27)과 열애설이 불거졌다. "아진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데, 현장에 갈 때마다 재호처럼 편하게 풀어줬다"며 "재호와 아진도 그런 관계라서 연기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도훈씨는 아직도 재호로 보일 정도로 친근하면서 귀엽다"고 귀띔했다. "김영대씨도 밝고 순수해 빨리 친해졌다. 준서와 아진 관계가 끈적하게 나오지 않느냐. 일반적인 관계는 아니라서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좀 더 소통해야 했다. 준서 그 자체로 보였고, 실제로 준서라고 불렀다"고 부연했다. '누가 더 끌리냐'는 질문엔 "둘 다 사양하고 싶다"며 웃었다. "모든 인물이 너무 극단적이라서 가까워지고 싶지 않다"며 "재오는 무조건 믿어주지만, 아진에게 도움이 되진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극중 아진이 아이돌 출신 배우 '허인강'(황인엽)과 공개 열애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인강은 라이브 방송에서 팬들에게 "내가 얘를 많이 좋아해. 우리 아진이 예뻐해줘"라고 했다. "촬영하면서 '괜찮나' 싶었다"면서도 "드라마적인 요소로 좀 더 보여진 게 있다. 아진은 원래 공개적으로 뜨겁게 연애할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느냐. 그걸 노려서 표현했고 인간과의 관계성이 더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공개 연애는 좀···. 내 라방도 안 하는데 상대방 라방까지는···"이라며 "'인강이 정말 아진에게 빠져들었구나'라는 걸 표현한 장면이다. 아진이 허인강을 자기 경계선으로 끌고 들어오는 과정이 길지 않았는데, '아진이 제대로 이용하려고 했구나'라는 걸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아진은 약혼자 '문도혁'(홍종현)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잡아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 대결'이라고 할 정도로 흥미로웠다. "10년 만에 만났다. '누가 문동혁 캐릭터를 하려나' 궁금했고, 홍종현씨가 한다고 해 반갑고 놀라웠다"면서 "기존에 나온 인물은 아진이가 이용한다거나, 자연스럽게 반격이 가능하지 않았느냐. 도혁은 아진처럼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최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더라. 둘이 붙었을 때 시너지가 나왔다"며 만족했다.

[인터뷰]"살아 움직이듯"…팜파탈 김유정 새얼굴
(출처=뉴시스/NEWSIS)

아진 아역 기소유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남달랐을 터다. 촬영장에서 아역에게 심리상담사도 붙여줬는데,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리학 교수 등에게 자문을 구했다. 어떤 점을 준비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면서 생각 난 아이디어였다. 나도 필요하면 요청하겠다고 했고, 감독님도 촬영에 들어가면서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했다"고 털어놨다. "내 아역이 생겼다는 게 신기하고 새로웠다. 내가 겪은 환경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감히 조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단지 힘든 환경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도움을 청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홍콩·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총 7개 국가 HBO 맥스 TV쇼 부문과 미국과 캐나다 비키(Viki)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디즈니+에서 3위까지 올랐다. "티빙에서 처음으로 해외에 선보이는 작품이 될 거라고 했는데, 그 문을 잘 열어주는 작품이 됐으면 해 부담감도 생겼다"며 "해외에서도 아진과 작품에 관해 토론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 처음에 감독님과 얘기할 때 그냥 자극적으로 캐릭터가 소비되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 아이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등 사소한 질문부터 시작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인간의 내면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그런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 굉장히 뿌듯하다"고 했다.

"친애하는 X는 굉장히 의미가 큰 작품이다. 기존 이미지와 상반됐고, 이 작품을 찍으면서 나를 돌아보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느꼈다. 아진이 정말 치열하게 사는 점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
물론 잘못된 부분이 많지만, 어떻게 보면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내면 깊은 곳에는 모두 잘되고 싶은 욕망과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느냐. 감정이 결여된 캐릭터라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항상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추억할 때 같이 기억할 수 있는 배우,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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