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올리자 '삭제'…여전히 '실종' 상태인 여배우

입력 2025.11.27 15:26수정 2025.11.27 15:35
근황 올리자 '삭제'…여전히 '실종' 상태인 여배우
중국 배우 판빙빙.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파이낸셜뉴스] 중국 배우 판빙빙이 대만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나, 관련 소식이 중국 내에서는 통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에서 그의 행적을 찾을 수 없어 '실종'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과거 탈세 논란 이후 중국 당국의 검열이 계속되고 있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판빙빙은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 음악센터에서 개최된 제62회 금마장에서 영화 '지모'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말레이시아 장지안 감독이 연출한 해당 작품에서 1990년대 말레이시아 농촌을 배경으로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강인한 여성 역할을 연기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상식에는 불참했다. 대신 다음 날 오전 3시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600여개의 축하 메시지에 답했다. 행복하고 어리둥절하다"는 수상 소감을 게시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올라온 직후 삭제 처리됐다. 판빙빙의 소속사가 웨이보에 올린 "여우주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게시물 또한 마찬가지로 삭제됐다. 웨이보, 더우인, 샤오홍수 등 중국의 주요 SNS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에서도 그의 수상과 관련된 게시물이 연이어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 중국 누리꾼들은 온라인상에서 "판빙빙 지우기가 두려울 정도다", "검열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중국 연예계를 조종하는 배후가 있는 것 같다"와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판빙빙은 1998년 드라마 '황제의 딸'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중국의 대표적인 배우로 성장했다. 이후 영화 '아이언맨3',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탈세 의혹이 불거진 후 약 4개월간 행방이 묘연해졌다.
당시 중국 당국이 그를 상대로 대규모 탈세 조사를 시작하자 종적을 감췄으며, 이로 인해 망명설, 구금설, 사망설 등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몇 달 후 중국 세무 당국은 판빙빙에게 총 8억8000만 위안(한화 약 1812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당시 촬영하던 작품에서 하차했으며, 이후 연기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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