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날 죽이려고 했다"... 혼수상태서 깨어나 증언하고 사망한 남성

입력 2025.11.25 04:50수정 2025.11.25 09:54
"여친이 날 죽이려고 했다"... 혼수상태서 깨어나 증언하고 사망한 남성
교통 사고 후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 "여자친구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 진술한 22세 남성이 결국 사망한 사건이 전해졌다. 사진=고펀드미 /우측 하단=플래글러 카운티 보안관실

[파이낸셜뉴스]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아 "여자친구가 살해하려 했다"고 진술한 22세 남성이 결국 사망했다. 그는 3개월 만에 깨어나 수사 당국에 사고 정황을 알렸으나, 중증 외상과 폐렴 합병증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미국 피플과 CNY 센트럴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 워터맨(22)은 지난 2월 9일 플로리다주 플래글러 카운티 95번 고속도로에서 임신 중인 여자친구 리아 멈비와 동승한 차량이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를 겪었다. 이 사고로 그는 전신 골절과 척추 손상, 폐 천공 등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약 3개월간 사경을 헤매던 그는 지난 5월 의식을 회복했다. 말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워터맨은 화이트보드를 활용해 수사관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사관이 글자를 가리키면 소리를 내어 문자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술이 이뤄졌다.

진술을 종합하면 사고 직전 두 사람은 임신 문제로 다툼을 벌였고, 운전자인 멈비가 과속을 시작했다. 차량 속도가 시속 50마일(약 80km)로 줄어들자 워터맨은 탈출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이후 멈비는 시속 80~90마일(약 128~145km)까지 가속하며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다. 넌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고의로 도로를 벗어나 나무와 정면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멈비 또한 중상을 입었으나 회복 후 출산했으며, 사고 경위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끔찍한 통증 속에서 깨어난 것만 기억난다"고 진술했다. 수사 당국은 워터맨의 주장이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와 부합한다고 밝혔다.

상태가 호전된 워터맨은 지난 7월 플로리다에서 뉴욕주 시러큐스 업스테이트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이어갔다. 같은 달 멈비는 중상해를 유발한 난폭 운전 및 치명적 무기를 이용한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8일 워터맨은 폐렴으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멈비에게는 차량 살인 혐의가 추가됐으며 현재 플래글러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유족 측은 고인이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친자 확인을 거쳐 아기에 대한 양육권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온라인 법원 기록상 멈비는 기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며, 추가된 차량 살인 혐의에 대한 답변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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