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월 1500만원 벌어다 주니까 너는..." 남편의 선언

입력 2025.11.24 04:40수정 2025.11.24 10:03
"내가 월 1500만원 벌어다 주니까 너는..." 남편의 선언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한 외벌이 남편이 집안일 분담을 두고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가 이래도 집안일, 육아 해야함?'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업가인 A씨는 "월 소득이 5000만원 가량이며, 이 중 1500만원을 생활비로 아내에게 주고 있다"밝혔다.

A씨의 아내는 일주일에 하루 빼고는 대부분의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맡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아내는 소설 작가인데, 아직 이렇다 할 돈은 못 벌고 마이너스인 상태"라며 "성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로 인해 육아랑 집안일을 진짜 힘들어한다"고 했다.

이어 "아내를 위해 가사 도우미까지 쓰고 있는데, 나한테 '육아를 같이 하자'고 요구한다"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아이 어릴 때 애착 형성하는 게 중요한건 알지만, 사업이 정신줄 놓으면 망하는 건 삽시간"이라며 "나는 쉴 때도 일 생각을 하는데, 아내는 회사 일 이후엔 일 생각 전혀 안 하고 같이 잘 지내는 사람을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주말이나 가끔 평일에는 내가 데리고 나가서 키즈카페 가긴 한다"며 "육아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아내의 요구가 불공평하게 느껴지는데 객관적으로 어떤 것 같냐"며 "솔직히 이혼할 마음은 없다. 그냥 누가 객관적으로 말해주면 좋겠다"고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육아는 100% 일방 육아는 없음", "아무리 돈 많이 벌어도 아빠로서 아이와 정서적 교감은 필수", "부모 역할 최소한도는 해야 한다", "직장인은 여섯시에 퇴근하지만 육아가사는 여섯시가 돼도 안 끝난다" 등 대부분 아내의 손을 들었다.

다만 "사람까지 쓰고 있는데 전업이나 마찬가지인 사람이 소소한 잔일까지 같이 하자는 건 문제다", "남편이 돈 버느라 시간적 여유가 적으면 아내 위주로 더 많이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싫으면 아내도 돈 벌어야지"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부 가운데 가사노동(시장보기, 식사준비, 청소 등)을 ‘주로’ 또는 ‘대체로’ 아내가 한다고 답한 비율은 73.3%로 2020년 조사 결과 70.5%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집안일을 한다고 한 비율은 2020년 26.6%에서 지난해 25.3%로 떨어졌다.
남편이 가사노동을 전담한다고 답한 비율도 2.8%에서 1.4%로 낮아졌다.

특히 식사·취침·위생 관리 등이 포함된 ‘일상생활 돌봄’ 항목에서는 아내가 전담한다는 비율이 78.3%로 3년 전(77.3%)보다 더 늘었다. 남편 전담 비율이 높아진 항목은 △학습 관리 △등하원 △아플 때 돌봐주기 △놀아주기 등 6개 항목이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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