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동네 사람끼리"…'新 계급제' 등장?

입력 2025.11.17 13:49수정 2025.11.17 15:17
"결혼은 동네 사람끼리"…'新 계급제' 등장?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18.07.29.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평당 1억 원을 넘어선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 단지 이름을 내건 결혼정보회사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상가 내에는 지난 6월 아파트 명칭을 딴 결혼정보회사가 정식 등록을 마치고 문을 열었다. 고급 아파트 단지명이 결혼정보회사 브랜드로 사용된 것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해당 결혼정보회사에는 개업 3개월 만에 회원 200명이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헬리오시티 입주민, 나머지는 인근 단지 거주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는 30년간 송파구에서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며 주민 소개 경험을 쌓아온 지역 인사로 알려졌다.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입주민 결혼 네트워크’는 최근 강남·서초권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평당 2억 원대를 형성한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 지난 7월 결혼정보회사 ‘원베일리 노빌리티’가 공식 법인 출범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원베일리 노빌리티’의 경우, 초기에는 ‘원결회(래미안원베일리 결혼정보모임회)’라는 이름의 입주민 중심 모임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원베일리 거주자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판 받은 뒤 서초·강남·반포 지역 주민과 외부 신청자도 심사를 거쳐 받을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조정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도 최근 입주민 미혼 남녀를 연결하기 위한 모임이 만들어졌으며, 1·2·3차를 비롯해 주변 고급 주거지 거주자를 대상으로 만남의 자리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고가 아파트 중심의 결혼 네트워크 확산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신원 확인이 용이하고 비슷한 자산 수준의 만남이 가능해 효율적”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주거지 기반의 폐쇄적 결혼 시장이 계층 고착화를 심화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지 중심 결혼 모임 확산에 대해 “고가 주거지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결혼 시장으로 확장된 사례”라면서도 “주거 양극화가 결혼 시장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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