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전기차 브랜드가 자사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자연 관광지로 유명한 장가계 계단을 오르는 도전을 하다 난간을 훼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 체리자동차는 지난 12일 장가계 천문산 국가삼림공원에서 올해 9월 출시한 신형 하이브리드차 '펑윈 X3L'의 등반 이벤트를 열었다.
장가계 천문산은 중국 최고 등급인 '국가 5A급' 관광지로 이번 이벤트는 천문동으로 가는 '하늘계단'인 길이 약 300m에 수직 낙차 150m, 20∼45도의 경사인 999개 계단을 자동차로 오르는 것이다.
앞서 영국 자동차 브랜드 랜드로버도 자사 차량으로 천문산 하늘계단을 등반한 바 있다. 당시 랜드로버는 2018년 레인지로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천문산 하늘계단을 세계에서 첫 번째로 등반해 성공했다.
체리자동차도 7년 전 레인지로버처럼 자사 차가 하늘계단을 올라 4륜 구동 성능을 과시하는 마케팅을 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벤트 도중 차 후미가 난간을 들이받아 훼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펑윈 X3L가 오르막 구간을 오르던 중 동력을 잃은 듯 뒤로 미끄러졌고, 차 후미가 난간을 들이받은 뒤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됐다.
해당 영상이 중국에서 화제가 되자 체리자동차는 성명을 통해 테스트 중 안전 보호용 로프가 풀리면서 오른쪽 바퀴에 감겨 주행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차가 미끄러져 난간에 부딪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재적 위험에 대한 예측 부족과 세부 사항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과 관광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대중의 우려를 낳은 점 등을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 북경일보는 "체리자동차의 이른바 테스트라는 것이 실제로는 마케팅 전략"이라며 "이번 행사는 누가 심사·승인한 것인지, 합법적인지, 복구·보상으로 영향을 없앨 수 있는지 등 문제에 관해 후속 조사에서 답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천문산 관광지는 지난 2001년 투자한 톈진 민영기업 닝파그룹이 운영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산 관광지 측은 하늘다리가 다시 개장했지만 난간이 아직 수리되지 않아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