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9월 도쿄도 오타구 해안 지역에 위치한 오타 소각장을 찾은 사람들은 크레인 조작실에 갔다. 거대한 크레인이 대량의 쓰레기를 휘저으며 처리하는 광경을 사람들은 지켜봤다. 감탄도 했다.
이날 소각장을 찾은 사람들은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행자였다. 여행 프로그램은 오타 관광협회가 마련했다. 오타구의 해상 인공섬을 버스로 순회하는 당일치기 여행 상품으로 성인, 어린이 모두 1인당 3만3000엔(약 31만원)을 받았다.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직접 쓰레기 소각 작업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인지 참석자들의 만족감은 높았다.
지난 1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소각장부터 공항, 공장, 목욕탕까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는 구역을 찾아가는 '체험형 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스를 타고 소각장이 있는 인공섬을 둘러보는 이 투어는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평소에는 좀처럼 갈 수 없는 장소를 둘러 본다”는 입소문 덕에 전국에서 약 230명이 신청했고 프로그램당 25명이 추첨으로 선정됐다.
투어에 참여한 77세 여성은 “이 지역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여기 오는 건 처음이다. 새로운 발견"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쓰레기 소각장 투어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 민간 여행업체들은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찌감치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버스투어 대기업인 하토버스는 지난 2022년부터 하네다공항 베스트뷰 드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인은 출입하기 어려운 하네다공항의 제한구역으로 들어가 비행기의 이착륙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게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이벤트회사인 '마니아 합동회사'는 '개점을 준비한 뒤 가장 먼저 목욕탕에 들어가는 여행'이라는 이색 투어를 기획해 열고 있다.
마니아 합동회사의 마츠자와 시게노부 사장은 “투어에 참가한 사람들이 직접 목욕탕 청소를 하거나 보일러실을 들여다 보는 건 좀처럼 할 수 없는 경험"이라며 "참가자 연령대는 30, 40대가 많고 50~60%는 여성"이라고 했다. 11월 말에는 사자춤 연구가와 함께 떠나는 사자춤 체험 투어도 예정돼 있다.
타마가와대학의 타니와키모키 관광정책학과 교수는 “그 때, 그 자리에서만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중시하는 풍조가 퍼지고 있다”며 “예전처럼 같은 관광지에 가는 여행 프로그램보다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