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터키에서 80대 여성의 소변이 보라색으로 변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장기간 도뇨관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드물게 나타나는 '보라색 집뇨관 증후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말라티아 푸튀르게 주립병원 가정의료과 의료진에 따르면, 고혈압과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87세 여성이 도뇨관을 삽입한 채 가정 간호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도뇨관은 축적된 소변을 배출하는 도관이다. 해당 여성은 거동이 불편하고 요저류(소변이 방광에 고여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상태) 증상이 있어 간병인이 매달 정기적으로 도뇨관을 교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간병인이 소변 주머니 속 소변이 보라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했으나, 해당 여성에게 발열이나 배뇨통 같은 특정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진은 이를 도뇨관과 연관된 무증상 세균뇨 및 만성신장질환에 따른 대사 불균형으로 추정했다. 조치로 도뇨관과 소변 주머니를 교체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고했으며, 이후 48시간 내에 보라색은 점차 사라지고 소변은 정상 색으로 돌아왔다.
이 여성이 겪은 증상은 '보라색 집뇨관 증후군'으로 진단됐다. 이 증후군은 배출되는 소변 자체는 정상이지만, 소변이 튜브를 통해 소변 주머니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색이 보라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주로 장기간 도뇨관을 사용하거나 만성 변비가 있는 환자, 또는 와병 생활을 하는 고령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색 집뇨관 증후군은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트립토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립토판이 장내 세균에 의해 인돌로 대사된 후 간에서 인독실황산염으로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때 요도 내 박테리아가 인독실황산염을 인디루빈(붉은색)과 인디고(청색)로 변환시키고, 이 두 물질이 혼합되면서 소변이 보라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 증상은 일시적으로 소변 색이 변하는 현상으로, 그 자체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례는 지난 6일 국제 의학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게재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