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낙서' 무더기 발견된 독일 주택가, 심지어 '사람 피'로 그려졌다

입력 2025.11.07 07:49수정 2025.11.07 08:46
'나치 낙서' 무더기 발견된 독일 주택가, 심지어 '사람 피'로 그려졌다
나치 낙서/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독일 주택가에서 나치 상징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 낙서가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전날 밤 밤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인 헤센주 하나우의 주택가에서 하켄크로이츠 낙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량 약 50대의 보닛과 우편함, 건물 벽면 등에서 붉은색 액체의 비슷한 낙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낙서의 절반 이상은 하켄크로이츠 모양이었으며, 분석 결과 낙서에 쓰인 액체는 인간 혈액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피의 양이 목숨을 잃을 만큼 많지는 않은 걸로 보고 위헌조직 표시 사용과 재물손괴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나치의 유대인 공격을 반성하는 크리스탈나흐트(수정의 밤) 기념일(11월9일)을 앞두고 발생했다.

이에 독일 정치권에서는 혐오 범죄가 발생했다며 범인을 빨리 잡으라며 촉구하고 나섰다.

범행 장소인 하나우는 지난 2020년 2월 한 독일인 극우주의자가 시내 물담배 카페 등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오미드 누리푸어 연방의회 부의장은 "하나우 심장부를 겨냥해 5년 전 우익 테러 공격의 상처를 끄집어낸 사건"이라며 "신속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켄크로이츠는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으로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당의 상징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독일은 '반나치법안'을 제정했다. 이 법안은 하켄크로이츠를 포함한 나치의 모든 상징물을 공공장소에서 전시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위반 시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