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전여빈이 첫 타이틀롤을 맡은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극본 현규리/연출 박유영)가 4일12부작의 여정을 마쳤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인생 리셋까지 카운트다운 3개월,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 김영란(전여빈 분)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유치원 선생 '부세미'로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로, 첫 회 시청률2.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한 뒤 11회는 6.3%까지 달성했다. 이는 올해 방영된 ENA 월화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에 해당한다.
젼여빈은 범죄 스릴러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흐름 속에서도 타이틀롤로서 극 전반을 관통하는 서사의 중심을 이끄는 활약을 보여줬다. 딸기 농사를 하는 싱글 대디 전동민과는 무창에서 설레는 로맨스를, 가성호(문성근 분) 회장의 의붓딸이자 연극영화과 교수, 극 중 최대 빌런인 가선영 역 장윤주와는 긴장감 넘치는 대립각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했다. 그는 첫 타이틀롤로서의 무게를 감당해 낸 소감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책임감으로 가져가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젼여빈은 지난 2019년 영화 '죄 많은 소녀'로 다수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후 '낙원의 밤'(2021) '거미집'(2023) '하얼빈'(2024) '검은 수녀들'(2025) 등 영화와 '멜로가 체질'(2019) '빈센조'(2021) '글리치'(2022) '너의 시간 속으로'(2023) 등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선보였다. 올해 '우리 영화'부터 '착한 여자 부세미'까지 더욱 스펙트럼을 확장한 그는 "매번 미지의 세계에 뛰어드는 마음으로 물음표를 품고 나아가고, 직접 해보며 하나씩 알아가고 싶다는 욕심과 그 과정 자체가 계속 연기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고백했다. 전여빈과 만나 '착한 여자 부세미'와 관련한 다양한 비화를 들어봤다.
<【N인터뷰】 ②에 이어>
-경호원 역으로서 액션 연기를 위해 노력한 과정은.
▶액션 스쿨에 몇 번 갔다. 큰 합이 있었던 신이 저수지 신이었는데, 우산으로 액션을 해야 했기 때문에 미리 합을 맞춰야 했다. 그런 경우에는 액션 스쿨에 가서 동선을 몇 번 맞추고 합을 짰던 기억이 있다. 액션스쿨에서 무술 감독님들이 정말 디테일하게 지도해주셨고, 그걸 잘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액션신에서 총 반동이나 소리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총기 훈련할 때도 눈이나 귀에 타격을 크게 입지 않아서, 칭찬받기도 했다.(웃음) '낙원의 밤' 때 총기 액션 훈련이 이번에 도움을 많이 줬다.
-동민 역 진영과 러브라인 호흡은. 동민이가 복수에 방해가 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처음 이 드라마에 합류했을 때, 완전히 장르물로만 가는 범죄 스릴러는 아니었다. 모든 장르가 버무려져 있는 이야기라고 들었다. 그 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로맨스였고, 코믹, 휴먼 드라마였고, 거기에 색을 얹는 요소로 범죄 스릴러가 있었다. 오히려 범죄 스릴러는 낮은 비중이었는데 1~2화에서 강한 스릴러 톤에 익숙해져 있다가, 뒷부분에 로맨스가 나왔을 때 그렇게 (방해된다고) 느껴지셨을 수는 있다. 하지만 작가님이나 감독님의 의도는, 단 한 번도 평범한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영란이라는 인물에게,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거였다. 인간 사이에서 나눌 수 있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분들이 그리고 싶어 한 세계에 저도 동의한 채로 들어갔다. 그래서 러브라인을 방해라고 느낀 적은 없었고, 오히려 달려가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진영은 어떤 배우였나.
▶되게 조용한 친구다. 모든 사람을 조용하게 잘 챙긴다. 초반에 영란이, 혹은 세미의 서사가 더 많이 드러나는 시점에서도 뒤편에 서서 진심으로 지지를 보내줬다. 자기 캐릭터가 잘 드러나지 않는 순간에도 드라마가 잘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자리를 지켜준 친구였다. 후반부에도 그 자세는 변함이 없었다.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다. 로맨스에 있어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있었던 건 잘 알고 있어서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동민과의 러브라인을 어떻게 보여주려 했나.
▶영란과 동민이 사이에 순간순간 쌓였던 지점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마음이 딱 발화됐다고 느꼈던 장면이 있다. 엄마가 갑자기 찾아왔을 때, 동민이가 찾아와서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고 해줬던 순간 뭔가 뜨거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게 연인으로서의 설렘보다는, 그냥 어떤 사람이 나를 걱정하고 안부를 물어봐 주는 것 자체에, 떨림 이상의 어떤 애정을 느낀 순간이었다. 너무 신기한 건, 그 감정을 저 혼자만 느낀 줄 알았는데 감독님도 그 순간 이 둘의 로맨스가 아주 많은 설명 없이도 납득이 된다고 느끼셨다고 했다. 그때 감독님도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하더라.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감정을 말로 설명하지 못했던 때가 더 많지 않나. 그런 감정을 영란이와 동민도 주고받지 않았을까. 배우로서 그렇게 이해하게 됐다. 만약 그 감정이 시청자분들의 마음에 닿지 않았다면, 그건 표현적으로 더 섬세한 연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제 부족함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죄송한 마음도 든다. 다음에는 좀 더 디테일한 연기로, 그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더 잘 보여드리고 싶다.
-다양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도전해 왔는데.
▶배우로서의 욕심이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캐릭터가 나에게 잘 맞고, 어떤 장르가 나와 어울리는지에 대해 확신이 있는 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