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장윤주, 압도적 에너지…연기 위해 2시간 통화까지" ②

입력 2025.11.05 08:00수정 2025.11.05 08:00
전여빈 "장윤주, 압도적 에너지…연기 위해 2시간 통화까지" [N인터뷰]②
매니지먼트 mmm


전여빈 "장윤주, 압도적 에너지…연기 위해 2시간 통화까지" [N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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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전여빈이 첫 타이틀롤을 맡은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극본 현규리/연출 박유영)가 4일 12부작의 여정을 마쳤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인생 리셋까지 카운트다운 3개월,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 김영란(전여빈 분)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유치원 선생 '부세미'로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로, 첫 회 시청률 2.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한 뒤 11회는 6.3%까지 달성했다. 이는 올해 방영된 ENA 월화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에 해당한다.

젼여빈은 범죄 스릴러와 로맨스를 넘나드는 흐름 속에서도 타이틀롤로서 극 전반을 관통하는 서사의 중심을 이끄는 활약을 보여줬다. 딸기 농사를 하는 싱글 대디 전동민과는 무창에서 설레는 로맨스를, 가성호(문성근 분) 회장의 의붓딸이자 연극영화과 교수, 극 중 최대 빌런인 가선영 역 장윤주와는 긴장감 넘치는 대립각을 보여주며 재미를 더했다. 그는 첫 타이틀롤로서의 무게를 감당해 낸 소감에 대해 "항상 유리천장 아래에서 허덕이는 느낌으로 달려왔고 연기를 짝사랑하는 기분이었다"며 "두려움보다는 책임감으로 가져가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젼여빈은 지난 2019년 영화 '죄 많은 소녀'로 다수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후 '낙원의 밤'(2021) '거미집'(2023) '하얼빈'(2024) '검은 수녀들'(2025) 등 영화와 '멜로가 체질'(2019) '빈센조'(2021) '글리치'(2022) '너의 시간 속으로'(2023) 등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선보였다. 올해 '우리 영화'부터 '착한 여자 부세미'까지 더욱 스펙트럼을 확장한 그는 "매번 미지의 세계에 뛰어드는 마음으로 물음표를 품고 나아가고, 직접 해보며 하나씩 알아가고 싶다는 욕심과 그 과정 자체가 계속 연기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고백했다. 전여빈과 만나 '착한 여자 부세미'와 관련한 다양한 비화를 들어봤다.

<【N인터뷰】 ①에 이어>

-가성호 회장이 딸의 복수를 하기 위해 흙수저 경호원과 3개월 동안 계약 결혼을 하고, 김영란이 무창에서 유치원 선생을 한다는 설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설정 자체는 드라마틱하다. 사실 현실에서 '3개월 동안의 시간을 줄 테니, 그 안에 미션을 수행하면 너에게 40조에 다다른 금액을 줄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정말 영화적이고 드라마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은 뉴스를 통해 본 현실이 상상을 뛰어넘을 때가 많다고 느껴질 만큼, 극악무도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것 같다. 현실에서도 워낙 어려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 역할을 맡은 배우로서는 현실에서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피부로 닿을 수 있는 설정은 아니었다.

-김영란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했나.

▶김영란이라는 친구 자체가 어떻게 보면 '평범'이라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꿈꿨던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제안이 왔을 때, 아주 큰 행운을 거머쥐겠다는 욕심보다는, 불행에서 누구보다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제안을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억만장자가 되겠다는 결심이 아니라,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 그리고 어릴 때부터 소망했던 평범한 삶을 한 번이라도 누려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빌런 가선영 역의 장윤주 배우와 연기는 어땠나.

▶윤주 선배는 이 업계에서 제게 선배님이신 분이다. 먼저 신을 구현하기 며칠 전부터 전화를 주셔서 "여빈아, 너는 어떤 식으로 이 신을 구상하고 있니?"라고 물어봐 주셨다. 그렇게 먼저 말해주는 선배는 처음이었다. 그 태도를 보면서 많이 놀랐고, 그걸 통해 많이 배웠다. 선배님이지만 본인이 이 역할을 준비하면서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 주신 것이 오히려 든든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우리 둘이 이 신을 더 잘 완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신을 앞두고 두 사람이 전화 통화를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나누기도 했다.(웃음) 그 통화는 단지 신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연기라는 게 뭔지, 배우라는 존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런 얘기들을 나눴다.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뭔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뭔가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하늘에서 떨어질 동아줄을 잡기 위해 애쓰는 듯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느낌이었다.

-장윤주 배우와 치열한 대립각은 어떻게 보여주려 했나.

▶윤주 언니가 가진 에너지 중 모델을 오래 하셔서 그런지, 아니면 천부적 재능이 있으셔서 그런지 서 있기만 해도 압도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게 있다. 패션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셔서 그런지, 가선영이라는 인물의 룩을 어떻게 힘 있게 구현할지에 대해 이미지적으로 설계하는 재능도 뛰어나셨다. 그래서 우리 둘 사이의 텐션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가선영이 소리를 친다면, 저는 그걸 흡수할 수 있는 눈빛을 내고 싶었다. 그게 실제로 구현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눈빛을 장착하자고 생각했다. 언니에 비해서 저는 키도 작고 체격도 더 왜소할 수 있으니까, 눈빛으로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자 했다.

-전작은 '우리 영화'였는데, 전작은 통상 시청률이 높은 SBS 금토드라마로 편성됐음에도 ENA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시청률은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멜로가 체질'은 1% 시청률이었지만, OTT를 통해 후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시청률이 중요한 이슈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걸 느꼈다. 진하게 받는 사랑과 시청률은 꼭 연결되는 개념은 아니라는 복잡한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좋은 시청률을 거둔 건, 정말 크게 감사한 일이다.

-마지막 회 시청률이 더 높게 나온다면.

▶만약에 내일 7%를 기록하면 발리에 갈 수 있다. 오늘이 6.3%였으니까.(웃음) 7%가 아니어도 6.4%가 넘으면 한 번 제작사에 얘기해 보겠다.(웃음) 요즘 아침마다 분주하다.
배우들끼리 아침마다 단톡방에서 시청률을 캡처해서 주고받곤 한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데 항상 아침마다 검색해서 찾아봤다. 오늘도 8시쯤에 눈을 떴다.(웃음)

<【N인터뷰】 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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