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즉석조리 파스타를 먹은 소비자 6명이 사망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크로거(Kroger),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 앨버트슨(Albertsons), 스프라우츠 파머스 마켓(Sprouts Farmers Market) 등 여러 식료품 체인점에서 판매된 네이트스 파인 푸드(Nate’s Fine Foods Inc.)의 즉석 파스타 제품에서 식중독균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18개 주에서 27명이 감염, 6명이 사망했다. 감염자 가운데 25명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는 하와이·일리노이·미시간·오리건·텍사스·유타 주에서 발생했으며, 임신부가 감염돼 태아를 유산한 사례도 확인됐다.
미 보건당국은 여러 주에서 리스테리아 감염 환자들이 보고되자 원인을 찾아 나선 가운데, 지난 3월 한 업체의 치킨 페투치니 알프레도 제품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리스테리아균을 발견한 뒤, 9월 같은 회사의 미트볼 링귀니 마리나라 제품에서도 동일한 균을 확인해 감염원을 특정했다. 이후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균과 비교한 결과 일치했다.
감염 원인은 파스타 제조 재료의 오염으로 파악됐다. 유통 전 단계에서 이미 오염된 재료가 여러 즉석 제품으로 납품된 뒤 판매되면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제품들은 리콜 중이지만 이미 시장에 풀린 물량이 많아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이 남아 있다.
美, 매년 약 1250명 리스테리아균에 감염
리스테리아균은 저온에서도 생존·증식하는 균으로, 오염된 식품 섭취 시 발열·설사·구토 등 식중독과 뇌수막염·패혈증 등 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4~10°C 냉장·냉동 보관에서도 살아남는 특성이 있어 식품 가공 및 포장 단계에서 오염될 경우 위험이 커진다. 감염 시 발열·두통·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나며,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회복하지만 면역 취약계층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임산부·유아·고령자·면역저하자에서 감염 빈도가 높고, 임산부는 태아 감염으로 유산·조산 위험이 크다. 발열·근육통·구토·설사·두통·경련이 나타날 수 있으며, 중증 시 뇌수막염·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잠복기는 길게는 90일까지 이어질 수 있어, 오염된 식품을 먹고 시간이 많이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면 열, 근육통, 구토, 설사, 두통, 경련이 나타날 수 있으며, 목이 뻣뻣해지고 신체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태아까지 감염되면 유산되거나 미숙아로 태어날 수 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은 충분히 씻고, 생고기와 생선은 별도 도마와 칼로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훈제연어와 소시지, 햄 등 가공육도 반드시 가열 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냉장식품이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250명이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고, 이 가운데 약 172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 안전 전문가 벤저민 채프먼 교수는 “이번 사태는 리스테리아 식중독 사례 가운데서도 규모가 크고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