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가 선보인 훼손되고 헤진 형태의 후드 재킷 출시 24시간 만에 완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제품은 발렌시아가 제품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곳곳에 구멍 뚫린 재킷에... 소비자들 "아름다움의 기준 어디로 갔나"
지난달 31일 (현지시간) 인도 NDTV Profit 등은 발렌시아가가 최근 선보인 '디스트로이드(Destroyed) 모델 재킷'이 출시 24시간 만에 1차 물량이 완판됐다고 보도했다.
심하게 훼손되고 너덜너덜해진 디자인인 이 후드 재킷의 가격은 950달러(약 136만원)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제품의 영상이 확산돼 이목을 끌었다.
해당 영상에는 모델이 붉은색의 찢긴 재킷의 지퍼를 올리고 후드 모자를 쓰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제품은 소매 끝 실밥이 모두 풀려 있고, 옷 중앙은 완전히 뜯겨나간 듯한 커다란 구멍이 있으며, 곳곳에 뚫린 구멍들이 나 있다.
확인 결과 해당 후드 집업은 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에 존재하지 않으며, 한 빈티지 브랜드 SNS 계정에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발렌시아가는 과거에도 파격적인 제품을 출시해왔다.
지난 2022년에는 구멍 뚫린 후드티를 950파운드(약 160만원)에 판매했으며, 올해 립스틱으로 낙서한 듯한 필체로 디자인된 1190달러(약 160만원) 후드티를 선보인 바 있다.
발렌시아가의 이 같은 행보에 전 세계 소비자들은 "950달러짜리 걸레라니 말도 안 된다. 아름다움과 가치 기준은 어디로 갔나", "저런 옷은 바닥 청소용으로 많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패션 전문가는 "소비주의 부조리 부각.. 분노 마케팅의 천재"
반면 한 패션 전문가는 패션 매체 Soy Carmin를 통해 "손상된 낡은 옷을 고가로 판매함으로써 부와 완벽함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에 도전하는 '아이러니한 반항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비주의의 거대한 부조리와 패스트 패션의 악순환을 부각해 '사회적 논평'으로서의 하이패션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노한 사람들이 각종 SNS에 글을 올리며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료 홍보를 하게 하는 '분노 마케팅의 천재'"라고 덧붙였다.
진위 논란에 확인해보니... 발렌시아가 제품 아닌걸로
그러나 SNS를 중심으로 '136만원짜리 후드재킷 완판' 소식이 알려지자, 발렌시아가 제품이 아니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확인해본 결과 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에는 ‘Destroyed Model Jacket’이라는 이름의 상품이 존재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영상 역시 타 빈티지 브랜드의 제품으로 확인됐으며, 영상을 올린 계정 또한 “해당 제품은 발렌시아가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