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이 마약 창고'... 태국서 '60만 명 투약분' 케타민 밀수

입력 2025.10.30 15:32수정 2025.10.30 16:18
'오피스텔이 마약 창고'... 태국서 '60만 명 투약분' 케타민 밀수
경찰은 태국에 거점을 두고 마약밀매조직을 창설해 다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한국인 총책이 지난 4월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됐다고 밝혔다. (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1/뉴스1


'오피스텔이 마약 창고'... 태국서 '60만 명 투약분' 케타민 밀수
춘천지법 영월지원. (뉴스1 DB)


(영월=뉴스1) 신관호 기자 = 40대 남성이 60만 명 동시 투약 가능 규모의 케타민 등 여러 마약을 태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등 범죄단체를 조직해 사건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이민형)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1)에 대한 공판을 열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9억 5500만여 원의 추징(공범들 공동 추징)도 명했다.

A 씨는 2022년 11월~2023년 7월쯤 태국에서 한국으로 마약류를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 씨가 총 밀수입한 마약 규모가 케타민 약 17㎏(60만 명 동시 투약 가능 규모), 엑스터시 약 1100정, 코카인 300g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11월~2023년 2월쯤 공범 B 씨와 사건을 벌였고, 이후 약 5개월엔 자신이 조직한 범죄 집단을 이용해 범행했다. 앞서 A 씨는 B 씨의 마약 밀수조직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할 당시 운반·모집책을 섭외해 범죄 집단 조직을 계획했다.

또 공소사실에는 A 씨가 태국 파타야에 단독주택을 임차해 범죄 집단 조직원들의 숙소와 마약류 은닉 창고로, 경기 안산시와 인천에 오피스텔을 임차해 밀수 마약류를 보관하는 국내 창고로 각각 사용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기에 A 씨는 그간 범죄 집단을 통솔하며 조직원 여권을 받아 관리, 조직을 탈퇴하지 못하게 했다는 내용도 공소사실에 담겨 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재판부는 A 씨가 현지경찰과 친분을 과시하며 범행하는가 하면, 자수 의사를 밝힌 뒤에도 수사기관과의 약속을 어기고 태국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법원 확인결과, 재판에서 A 씨는 범죄단체를 조직해 마약류를 밀수입한 행위를 자백했으나, B 씨와 공모한 혐의에 대해선 자신도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며 부인했다. 특히 그는 주식투자를 하자는 B 씨 권유로 태국에 간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B 씨가 주도한 범죄에서도 운반책 모집 역할을 하고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며 "왜 태국에서 주식 일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고, 실제로 피고인이 주식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이 모집한 운반책 모두 피고인과 B 씨가 공동으로 마약을 밀수입한 행위로 유죄 선고를 받았고, 형이 확정됐다"면서 "피고인 지시를 받은 공범들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감시한다고 느꼈고, 방콕에 피고인 권유로 간 첫 날 여권을 뺐겼다고 증언하는 등 피고인 혐의를 뒷받침하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마약 불법 유통 시 환각·중독 등 국민 건강·사회적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어 이를 밀수입하는 범죄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면서 "피고인이 송환 후 일부 수사에 협조했으나, 조직·전문적 범행 주모자 지위에 있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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