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입사 14개월 만에 과로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젊은 의사'라고 밝힌 의사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돌아가신 분 안타깝지만"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런던 베이글 과로사 기사에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의사로 추정되는 A씨는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될 일인가"라고 질문한 뒤 "물론 돌아가신 분이야 안타깝고 산재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도 물론 (근무 시간이) 주 80시간은 넘을 거다. 사람마다 역치가 다르다는 주장을 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 공감하는 답글들도 달렸다. 한 네티즌은 "법적으로 당당히 주 52시간 이상 굴려도 되는 직업은 '의사(전공의)'"라며 "심하면 주 130시간도 일하던 거 상한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둔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상황을 전했다.
이어 "필수의료 처우개선과 수가 조정만이 근본적 해답이라 보이는데 이번에도 해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주 80시간 근무가 살인적인 것도 맞고 이슈될 일도 맞다. 근데 왜 베이커리에서 일한 사람의 근무 조건은 이슈화되는데, 주 80시간 넘게 일하는 전공의들에게는 당연한 거냐"면서 "그걸 문제 삼으면 왜 어김없이 사명감 타령을 하는 거냐"고 분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의사로 보이는 네티즌이 비슷한 맥락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런베뮤 20대 직원이 주 80시간 일하며 과로사'한 내용을 전하는 기사 링크와 함께 "젊은 의사들은 다 주 80시간 이상 일해요"라고 적었다.
온라인엔 "2000명 증원하지 그랬냐"
의사들이 자신의 입장을 담아 올린 글들에 대중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SNS 글에는 "젊은 사람이 일하다 죽었는데 그게 비교의 대상이 되나", "누군가 일하다 죽은 걸 경쟁처럼 말하나", "나도 의사지만 저건 공감 능력의 문제" 등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도 "그래서 2000명 증원한다니까 파업한 게 누구냐"라거나 "육체노동 안 해 본 티가 난다" 등의 부정적 댓글이 달렸다.
앞서 전공의들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해 2월부터 지난 8월까지 집단 사직 및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전공의 파업을 주도한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대부분의 전공의는 법상 최대 근로시간인 80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심지어 100시간에 달하는 노동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