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사진이 영정 사진 될 줄 몰랐다"... 런베뮤 사망 직원 父 '울분'

입력 2025.10.29 13:34수정 2025.10.29 14:49
"면접 사진이 영정 사진 될 줄 몰랐다"... 런베뮤 사망 직원 父 '울분'
/사진=사건반장

[파이낸셜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정효원씨(26)가 입사한 지 14개월 만인 지난 7월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인의 아버지가 아들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심경을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 정모씨는 지난 28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아들의 장례 절차를 준비하면서 또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아들이 인천점 오픈을 위해 회사 숙소로 떠나던 날이 마지막 모습이었다"며 "일이 바빠 자주 못 오고 집에 잠깐 들르는 날이 있었는데 그때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식장에 그 영정사진을 제가 태웠다. 마음 아픈 게 우리 아들 사회생활 (시작) 할 때 면접하러 간다고 사진 찍은 게 있다. 그걸 저한테 '아빠 이거 아빠가 한 장 가지고 있어요' 이러더라"면서 "지갑에 넣고 있다가 영정사진 할 게 없어서 그게 영정사진이 된 거다. 그게 영정사진이 될 줄 몰랐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효원씨의 동료들은 너무나 성실하고 착한 직원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또 그가 없었으면 새로운 매장을 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도 전해졌다.

정씨는 "같이 숙소에서 지내던 사람 세 명이 있는데 원래 제 아들이 매일 아침에 최고 일찍 일어나서 샤워했다더라. 근데 안 나오길래 왜 안 나오지? 하고 깨워보려고 방에 들어가니까 몸이 굳어 있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래서 119가 와서 보니까 사망했다고. 걔(동료)한테 물어봤더니 그날 일을 늦게까지 하고 12시 넘어서 집에 와서 치킨하고 맥주를 시켜서 먹는데 아들이 '난 피곤해서 못 먹겠다'하고서 치킨도 하나도 안 먹고 그냥 맥주 한 모금만 먹고 방에 딱 들어갔다더라"면서 "방에 들어가서 그렇게 된 거다"라고 덧붙였다.

유족은 효원씨가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끝에 과로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케줄표와 카카오톡 대화 내역으로 추정한 결과 고인은 사망하기 직전 일주일 동안 주 80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 측 노무사는 정씨가 사망 전날 거의 먹지도 못하고 15시간 동안 일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고인은 키 180㎝, 몸무게 78kg의 건강한 체격에 2년 전인 2023년 받은 건강검진에서도 의심 질환 같은 건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 부검에서도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질병이나 손상 혹은 중독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과로사 의혹에 대해 브랜드 운영사 LBM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이 아니다"며 "고인의 사망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근태관리와 근로환경을 전면 재점검했다.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은 43.5시간이며 유족에게 관련 자료를 모두 제공했다. 향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면접 사진이 영정 사진 될 줄 몰랐다"... 런베뮤 사망 직원 父 '울분'
/사진=사건반장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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