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NS에서 유행하는 '크로밍(chroming) 챌린지'로 인해 참사가 또 발생했다.
26일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지난 5월 5일 맨체스터 테임사이드의 하이드 지역에서 12세 소년 올리버 고먼이 탈취제를 흡입한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는 올리버가 방안에서 쓰러져 있었고, 침대 옆에는 빈 탈취제 캔이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올리버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한 채 숨졌고, 부검 결과 가스 흡입으로 인한 심정지가 사망 원인으로 확인됐다.
그의 어머니는 “SNS를 보고 호기심에 따라했던 아이가 단 20분 만에 죽어버렸다”고 울음을 터트렸다.
스프레이, 페인트 등 독성 화학물질 흡입
크로밍은 탈취제·헤어스프레이·페인트 등 에어로졸 제품의 가스를 들이마시는 행위로, SNS에서 '도전 영상'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스프레이 외에도 페인트, 접착제, 휘발유 등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여러 제품들이 사용된다.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하면 스프레이에 든 휘발성 물질로 인해 환각 증상에 빠지게 되는데, 이 같은 모습을 SNS에 올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챌린지에 참여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학생들이 올린 챌린지 영상을 보면 이들은 자동차 운전석, 대중교통 안, 방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한다. 곧 몸을 가누기 어려운 듯 몸을 흔들거린다. 차 안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던 한 학생은 흥분한 목소리로 한손에 스프레이를 든 채 “이게 겨우 3달러다. 메스(필로폰)만큼 세다”고 말하기도 한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약물남용연구소에 따르면 스프레이 흡입으로 매년 2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사망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도 스프레이를 흡입한 뒤 치료받던 10대 소녀 레나 오루크가 중환자실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영국 켄트주 캔터베리에서도 13세 소년 니키 로우더가 같은 방식으로 사망했다.
이보다 앞선 같은 해 8월 영국 요크셔주 돈캐스터에서는 12세 소년 시저가 심정지와 발작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아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등을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환각에 빠지는 건 물론 메스꺼움과 구토, 발작, 언어장애 등 여러문제를 겪을 수 있으며, 신장 및 간 기능 장애와 뇌 손상, 심장마비로 인해 사망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토머스 호로위츠 박사는 "단 한 번의 흡입으로도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유해성분이 든 스프레이 액체가 코와 폐, 기도에 직접 닿으면 (뇌와 장기가) 크게 손상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