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서 일하지만 ‘삼성’입니다” 개명할 수밖에 없던 남자의 사연

입력 2025.10.26 06:00수정 2025.10.26 10:52
“애플서 일하지만 ‘삼성’입니다” 개명할 수밖에 없던 남자의 사연
[뉴시스] 전직 애플 직원 샘 성(Sam Sung)은 농담의 소재에서 벗어나고자 이름을 개명했다. (사진=X) 2025.10.2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과거 애플스토어에서 '샘성(Sam Sung)'이라는 이름으로 일해 화제가 된 남성이 결국 이름을 바꿨다.

캐나다 애플스토어 일하는데 명함엔 'Sam Sung'


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출신의 전직 애플 직원 샘성(36)은 최근 '샘 스트루안(Sam Struan)'으로 법적 개명을 마쳤다.

캐나다 밴쿠버의 애플스토어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그는 2012년 명함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애플 로고가 선명한 직원 명함 아래 적힌 ‘삼성(Sam Sung)’이라는 이름이 순식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밈이 된 것이다.

당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전쟁을 벌이던 시기로, 캐나다로 막 이주해 온 2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 스트루안은 이 일로 인해 애플이 자신을 해고할까봐 공포에 질렸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내가 해고되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당시의 기분을 설명했다.

실제로 이름 때문에 매장에서 그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스트루안은 복귀 첫 근무일에 한 기자가 ‘샘성’을 만나려고 매장으로 찾아와 회사 측에서 그를 잠시 매장 판매직에서 제외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직업도 이름도 바꿔.. 애플시절 '샘성' 유니폰 자선경매에

이런 소동은 결과적으로 그가 개명을 결심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스트루안은 "내 이름이 뛰어난 업적을 세워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단지 인터넷 농담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을 떠난 뒤에도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그의 일상에 영향을 미쳤다. 이메일이나 SNS 아이디 등도 삼성이 ‘선점’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직업도 바꾼 그는 결국 개명을 선택했고, "채용 컨설턴트로서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 잘 알려진 이름인 '삼성' 대신 새로운 이름을 가지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애플 퇴사 후 2014년 ‘샘성’이 박혀있는 애플 시절 명함과 유니폼 일부를 자선경매에 부쳐 2500달러(약 360만원)의 수익금을 '어린이 소원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루안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무서웠던 순간을 선한 일에 사용해 좋았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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