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다"..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됐던 6살 딸, 14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2025.10.25 07:20수정 2025.10.25 14:31
"기적 같다"..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됐던 6살 딸, 14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됐던 야마네 나쓰세 양. FNN갈무리

[파이낸셜뉴스] 14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실종된 6살 소녀의 유해가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24일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실종된 당시 6세 소녀 야마네 나츠세의 유해가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마치 해안에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나츠세는 당시 일본 혼슈 이와테현 야마다마치에 있는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있었다. 지진 발생 직후 대피소로 향하던 중 쓰나미에 휩쓸렸고, 가족들은 교통 두절로 현장에 접근할 수 없었다. 할머니는 구조됐지만, 나츠세는 2500여 명의 실종자 중 한 명으로 남았다.

부모인 야마네 토모노리(52)와 치유미(49)는 딸을 찾기 위해 대피소와 임시 영안실 등을 수소문했지만 행방을 알 수 없어 6개월 후 사망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매년 6월 나츠세의 생일이면 집에 마련된 제단에 생일 케이크를 올리며 기렸다.

그러던 중 2023년 2월 실종 장소에서 약 100km 떨어진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에서 해안 정화 활동을 하던 건설 노동자가 수거한 쓰레기 속에서 턱뼈와 치아 일부를 발견했고, 미야기현 경찰은 DNA 감식을 통해 지난 16일 나츠세의 유해임을 확인했다.

나츠세의 유해는 부모와 오빠(26)에게 전달됐다. 엄마 치유미는 작은 유골함을 품에 안으며 "이제 우리 가족 네 명이 다시 함께 사는 것 같다.
멈춰 있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아빠 토모노리는 "딸이 좋아하던 케이크를 먹게 해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당시 손녀의 손을 놓친 것을 후회하며 죄책감에 시달리던 할머니 역시 유해 발견 소식에 눈물을 쏟았다.

누리꾼들은 "소녀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 "이제라도 찾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작은 뼛조각을 찾아낸 것은 기적 같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하루빨리 발견되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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