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가 울지를 않네"... 아기 얼굴 자세히 봤다가 '소름'

입력 2025.10.23 06:00수정 2025.10.23 13:16
"갓 태어난 아기가 울지를 않네"... 아기 얼굴 자세히 봤다가 '소름'
20대 여성이 임신 및 출산한 것처럼 연기하면서 리얼돌과 AI를 이용해 아기 영상을 꾸며냈다. 출처=더선, 더미러, 데일리메일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20대 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했다며 가족들과 친구, 남편까지 속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출신 키라 커진스(22)는 아기의 초음파 사진, 가짜 의료 기록, 성별 등을 허위로 조작해 자신의 SNS에 올리며 주변인들을 완벽하게 속였다.

커진스는 인공 배를 부착해 임신한 것처럼 수개월간 연기했고, 초음파 사진, 성별을 발표하는 ‘젠더리빌 파티’ 사진, 심지어 ‘작은 공주가 발로 차는 모습’이라는 제목의 태동 영상 등을 공유하고 축하와 함께 1000파운드(약 150만원)의 유모차 등 고가의 출산 선물까지 받았다.

이후 커진스는 지난 10일 '보니 리'라는 이름을 붙인 자신의 '딸 사진'을 공개하며 출산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이는 신생아와 똑같이 만든 '아기 리얼돌'이었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인형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커진스의 거짓말은 그녀의 가족이 방에서 수상한 인형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아기를 누구도 만지지 못하게 하는 등 커진스가 수상한 행동을 하자 딸의 방을 뒤졌고, 이 곳에서 아기 인형을 발견했다.

커진스는 떨어져 있는 남편에게 "아기가 심장질환으로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사망했다"고 사망 소식을 전하기까지 했다.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자 커진스는 사과문을 올리고 자신의 거짓을 인정했다. 그는 "나는 임신하지 않았고, 아기도 없다. 초음파 사진 등을 포함해 출산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조작했고 인형을 실제 아기처럼 보여지도록 꾸몄다"고 말했다.

병이 없는데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며 타인의 관심을 끌려는 정신 질환


심리의학에서는 커진스의 증상을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뮌하우젠 증후군은 실제로는 앓는 병이 없음에도 아프다고 거짓말을 일삼거나 자해를 하여 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정신 질환이다.

주로 어린 시절에 과보호로 인해 자립 능력이 떨어져 어려운 상황을 회피하려는 사람,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로 타인의 관심을 끄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도 있다. 이는 자신의 자녀나 주변인이 아무런 병이 없음에도 병이 있다고 하면서 병원과 의사를 찾아가 가짜 증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가 아프다며 소아과를 들락거리는 어머니, 애완동물이 아프다며 동물 병원을 찾는 주인 등과 같은 유형이다. 심한 경우 자신이 '간호해야 하는 대상'을 실제로 아프게 만들어 극진히 간호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는 의사가 자신의 증상을 의심하는 순간 거짓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깁니다. 이것을 '의사, 병원 쇼핑'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뮌하우젠 증후군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어려우며, 나중에야 뮌하우젠 증후군임이 확인된다.

뮌하우젠 증후군으로 진단되더라도, 이와 관련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어렵다. 이 질환의 특징이 기본적으로 증상을 속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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