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정집과 일반 업소 등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가 자동차 배기가스와 맞먹는 수준의 유해 물질을 방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21일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의사친’을 통해 “가스레인지를 켜는 것만으로도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같은 유해물질이 방출된다”며 “미국 화학협회도 이미 전기레인지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하루 이틀의 노출로 문제는 생기지 않지만 매일 노출된다면 몸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여성 폐암 환자의 90%가 비흡연자인데 그 주요 원인으로 주방 환경이 지목된다”고 말했다.
가스레인지의 주연료인 메탄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산소가 부족할 경우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켜면 경보음이 울릴 정도로 수치가 높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후드를 켜도 코로 흡입되는 양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800~1300도의 고온에서는 공기 중 산소와 질소가 결합해 이산화질소가 생성된다. 강 교수는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 성분과 동일한 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호흡기 손상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가스레인지가 전기레인지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전자파를 맞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강조했다.
다만 즉시 교체가 어렵다면 “조리 시 창문을 반드시 두 곳 이상 열어 환기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기레인지도 전자파는 있지만, 조리 중 약간만 뒤로 물러서거나 불 세기를 중간으로 줄이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가스레인지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이다.
한편 미국 화학협회는 2017년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실험으로 측정한 뒤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