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 기관에서 일하던 유능한 46세 여성이 부모의 연이은 죽음을 견디지 못하고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영국 일간에 따르면 법학을 전공하고 선덜랜드 시의회 재정 부서에서 근무하던 엠마 워드는 병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고,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부터 슬픔을 잊기 위해 술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감정과 고통을 잊기 위해 아이들을 재우고 한두 잔 마셨지만, 점차 낮에도 마시게 됐다"면서 "알코올 의존이 심화되자 구토하면서도 위스키를 마셨고 혈관 확장과 위 출혈, 간 손상 등이 반복되며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는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해지며 머리카락이 빠지고, 얼굴이 건조하고 붉게 변했고, 피부 발진이 나타나는 등 신체적으로도 무너졌다.
엠마는 "진짜 죽을 거라 생각했다. 사진 속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쾌락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마셨다"며 "하루 중 술이 없으면 손이 떨리고 현실을 견딜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엠마는 현재 3년째 완전한 금주 상태를 유지하며, 알코올중독자 자조모임에서 회복 코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 병의 가장 큰 진실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쉽진 않지만 분명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도한 음주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오는 상태
알코올 중독은 술을 장기간 마셨을 때 생기는 의존성을 의미한다. 이는 행동 및 신체적 의존을 포함하며, 과도한 음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오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유전적 원인이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험도가 3-4배 증가한다. 발달 과정과 심리 사회적 요소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과 알코올 의존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23.3%, 여성 6.6%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은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간과 뇌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크다.
△혼자 마시는 술이 늘어난다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짜증 난다 △음주 후 기억이 희미하다 △술 마신 후에도 죄책감이 없다 △직장생활,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줄여보려 해도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다 등이 알코올 중독 초기 증상이다.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잠을 설친다. 잠을 잘 자지 못하다보니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잠을 못자는 문제는 술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술은 잠을 들게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잠에서도 깨게 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다가 알코올 중독에 이르는 환자들도 있으며, 반대로 알코올 중독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야기된 환자들도 있다. 술이 우울증상이나 불안증상을 단기간에는 호전시키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지만, 술이 깨는 것과 함께 이러한 증상들은 더욱 악화되게 된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자살율은 일반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또한 음주자 중 반 수 이상의 사람들이 과음 후 '필름이 끊김'이라고 하는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고 한다.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 하는 이 현상은, 알코올성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과음 자체가 뇌신경 세포에 독성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러한 독성 영향이 많아지면,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블랙아웃이 나타나고, 장기간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지게 된다.
이밖에도 알코올성간염, 알코올성간경변, 동맥경화, 췌장질환, 당뇨병, 식도염, 위궤양 등 신체적 질환의 위험에 노출된다.
알코올 중독의 치료는 일반적인 '금주결심'으로는 어렵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