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월 20일은 ‘초경의 날’이다. 여성의 첫 월경을 기념하는 의미를 넘어 몸의 변화와 건강을 돌아보는 날이다. 최근 들어 초경 연령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여성 건강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여아의 초경 평균 연령은 11.8세로 1990년대 후반의 13세보다 약 두 살 빨라졌다. 전문가들은 영양 과잉, 비만, 환경호르몬 노출, 수면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이러한 조기 초경은 장기적으로 비만,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지방간, 유방암 등 성인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보고가 있어 절대 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톨릭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정결 임상교수는 “조기 초경은 단순한 신체 변화가 아닌 현대 사회의 생활 패턴과 환경이 만든 건강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유년기 비만 관리, 가공식품 섭취 줄이기,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완화, 규칙적인 운동 습관이 조기 초경 예방의 핵심”이라고 19일 강조했다.
초경은 단순히 생리의 시작이 아니라 호르몬 체계가 성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초경이 너무 이르거나 늦을 경우 향후 생리불순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호르몬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경 시기 뿐 아니라 이후의 월경 주기 변화와 신체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경 후 2∼3년 동안 생리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이 시기에는 스트레스, 체중, 수면 패턴 변화에 따라 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주기의 일정함보다때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는 것이다. 생리 시작일, 양, 통증, 감정 변화 등을 꾸준히 기록하면 향후 진료나 건강관리 유용하다.
생리통은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 질환의 전조일 가능성도 있다.
부산 온병원 산부인과 김지연 과장은 “생리통이 시작될 때 진통제를 조기에 복용하면 통증 악화를 막고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생리량이 급격히 변하면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김 과장은 덧붙였다.
월경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운동·수면 관리가 필수다. 철분과 단백질, 비타민 B군이 풍부한 식단은 피로와 어지럼증을 줄여주며, 적정 체지방률을 유지해야 무월경을 예방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과 하체 근력운동은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되며, 일정한 수면 리듬은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생리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다. 최근 지자체에서는 생리 빈곤 해소를 위한 무료 생리대 자판기 설치를 확대하고 학교와 기업에서는 생리휴가 및 위생용품 지원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가톨릭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정결 임상교수는 “초경을 부끄러움이 아닌 자기 건강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10월 20일을 계기로 여성의 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