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음성 29년 만에 바뀌는 이유 "AI로…"

입력 2025.09.30 06:00수정 2025.09.30 08:43
서울 지하철 음성 29년 만에 바뀌는 이유 "AI로…"
강희선 성우. /tvN

[파이낸셜뉴스] 강희선 성우가 29년간 전담하던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이 인공지능(AI) 음성으로 대체된다. 짱구 엄마 봉미선 목소리 연기로 잘 알려진 강 성우는 대장암 투병 중이며,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짱구는 못 말려’에서 하차한 바 있다.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강 성우가 1996년부터 전담해온 한국어 자동 안내 방송은 앞으로 AI 음성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글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인 인공지능 음성 합성(AI TTS)이 사용된다. 성우 음성이 학습된 인공지능 음성 합성 안내 방송으로 이질감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공사의 계획이다.

한국철도공사와 경전철인 신분당선, 신림선, 김포골드라인 등에 이미 인공지능 음성 합성이 도입됐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승객이 적은 6호선이나 한국철도공사와 공동으로 운행하고 있는 3·4호선에 인공지능 음성 합성을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공사는 “성우 녹음 방식은 안정적으로 사용돼 왔으나, 성우 건강 문제와 외부 요인 등으로 인한 지속 가능성과 긴급 대응 측면에 한계가 있었다”며 “AI TTS 도입으로 예산 절감 효과와 신속한 안내 방송 변경으로 안정적인 자동 안내 방송 체계를 구축해 시민에게 통일감 있는 음원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앞서 강 성우는 지난 8월 ‘짱구는 못 말려’에서 하차했다. 강 성우는 ‘짱구는 못 말려’에서 26년간 짱구 엄마 봉미선과 짱구 친구 맹구 목소리를 연기해온 바 있다. 국내 방영사 투니버스가 구체적인 하차 이유를 밝히진 않았으나, 방송 관계자 등에 따르면 건강상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성우는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간으로 전이되면서 수십 차례 항암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항암 치료와 수술 중에도 목소리 연기를 놓지 않았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강 성우는 1979년부터 성우로 활동했다. ‘짱구는 못 말려’ 속 봉미선,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에린 브로코비치(줄리아 로버츠 분), ‘원초적 본능’의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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