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파편에 눈 다쳤는데…' 침착하게 승객 지킨 中 버스기사 '울컥'

입력 2025.09.30 05:00수정 2025.09.30 08:29
'유리 파편에 눈 다쳤는데…' 침착하게 승객 지킨 中 버스기사 '울컥'
사고 당시 버스기사의 모습.사진=외신·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버스기사가 운전 중 버스 앞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로 눈에 부상을 입고도 침착하게 대처해 사고를 막았다.

2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중국 쓰촨성 런서우에서 도로를 달리던 버스에 갑자기 쇠막대기가 날아와 앞 유리창이 파손됐다.

버스 내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고 당시 영상에는 순식간에 수많은 유리 파편이 튀는 모습이 담겼다. 버스기사 리린의 얼굴에도 파편이 쏟아졌고 일부는 눈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내 리린의 눈 근처에는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감싸 쥐었다. 사고 여파로 버스가 휘청했지만 시야가 점차 흐려지는 상황 속 리린은 운전대를 놓지 않고 속도를 천천히 늦추며 침착하게 대처했다.

당시 승객 16명이 탄 버스는 강물 위 다리를 건너고 있어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리린은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버스를 세운 뒤 지나가던 버스에 손을 흔들어 도움을 요청했다. 버스 회사와 경찰에도 신속하게 사고를 알렸다.

리린은 모든 승객의 안전한 하차를 도운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리린의 왼쪽 눈은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특히 오른쪽 눈은 심각한 손상을 입어 실명 위기에 처했다. 그는 치료를 받는 도중에도 승객들의 안위를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최고의 의료진과 장비를 확보해 전액 무상 치료하겠다”며 “회복 후에는 알맞은 일자리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린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지 제 일을 했을 뿐이다. 승객을 지키는 게 제 의무다”라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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