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폭군의 셰프'가 연일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시간대 방영 중인 다른 드라마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중이다.
최근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연출 장태유)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 한 셰프 연지영(임윤아 분)이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 이헌(이채민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대령숙수 연지영의 화려한 요리 실력과 이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서사,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이를 아우르는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진 '폭군의 셰프'는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8월 23일 처음 방송된 첫 회가 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산뜻한 출발을 알린 '폭군의 셰프'는 2회 6.6%, 3회 7.6%로 점점 '우상향'했을 뿐만 아니라 4회가 11.1%를 기록하면서 방송 4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다. 2주 차 시청률이 첫 주차 대비 2배 이상을 기록하는 '퀀텀 점프'를 실현한 것. 이후 9월 7일 방송된 6회가 12.7%, 14일 방송된 8회가 15.4%로 각각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이후 21일 방송된 10회는 15.8%로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도 공개 중인 '폭군의 셰프'는 최근 비영어 TV쇼 부문 2주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이는 tvN 드라마 중 최초 기록으로, '폭군의 셰프를 향한 글로벌 인기를 방증한다. CJ ENM 콘텐츠 유통 담당자는 "적절하게 버무려진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 그리고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와 역사적 배경이 주는 시각적 매력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호평 받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야말로 신드롬급 인기 누리고 있는 '폭군의 셰프'로 인해 경쟁작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토일드라마'는 물론, 완전 맞붙지 않는 '금토드라마'들에도 여파가 미쳤다.
KBS 2TV 새 토일드라마 '은수 좋은 날'(극본 전영신/연출 송현욱)은 '폭군의 셰프'와 같은 요일에 방송되는 데다, 방송 시간이 10분 밖에 차이나지 않아 제대로 맞붙는 경쟁작이다. '폭군의 셰프'와 같은 날 방송을 시작한 '은수 좋은 날'의 전작 '트웰브'는 8%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점점 시청률이 하락해 2%대로 퇴장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이영애의 신작인 '은수 좋은 날'이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탄탄하게 자리 잡은 '폭군의 셰프'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일 처음 방송된 '은수 좋은 날' 1회는 3.7%로 '트웰브' 마지막회보다 1% 포인트(P)이상 올랐다. 하지만 2회는 3.4%로 소폭 하락했다. '트웰브'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이영애의 복귀작인데다, 1~2회가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호평 받았음을 고려했을 때 아쉬운 성적이다. 특히 21일 '폭군의 셰프'가 자체 최고 성적을 거둔 만큼, 그 기세를 따라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처음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극본 나윤채/연출 오다영, 정훈)도 첫 회는 2.8%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으나, '폭군의 셰프'와 방송 시간이 일정 부분 겹치는 토요일에 방송된 2회는 1.7%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시청률이 1.1% 포인트하락한 것. 월급만으론 생존할 수 없는 흙수저 세 여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하이퍼리얼리즘 생존기를 그리는 '달까지 가자'는 1~2회 방송 이후 호불호가 갈렸으나, B급 감성을 담은 유머에 '취향 저격' 당한 시청자들도 있었다. 이처럼 시청률이 하락할 정도의 작품은 아니라는 것. 이에 '폭군의 셰프'와 경쟁한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묵묵히 본인의 길을 가는 작품도 있다. 이번 달 초부터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 살인자의 외출'(이하 '사마귀')은 탄탄한 마니아 층을 확보한 덕에 6~7%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으나 대세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다만 '사마귀'는 27일 종영하며, 한 주 쉬어간 뒤 오는 10월 10일 차기작 '우주메리미'가 새롭게 승부수를 띄운다.
물론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긴 이르다. '폭군의 셰프'가 28일 종영을 앞두고 있기에, 10월 초부터는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이 폭넓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폭군의 셰프'가 이번 주 방송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폭군'이 떠난 자리 새로운 왕좌는 누가 차지할지 주말드라마의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