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코미디언 최양락이 향년 76세를 일기로 별세한 '개그계 대부' 전유성을 추모하며 눈물을 흘렸다.
26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전유성의 빈소가 차려진 가운데, 상주로 유족과 함께 빈소를 지키고 있던 최양락은 취재진에게 "가슴이 미어지고 너무 속상하다"라며 "개그맨을 만드신 분이 어젯밤에 가셨습니다, 비통한 심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최양락은 "제가 데뷔하자마자 제일 먼저 만난 어른 개그맨이 전유성 형님이었다"라며 "전유성 형님이 개그맨을 안 만드셨다면 지금 저는 개그맨을 당연히 할 수가 없었을 거고 아내 팽현숙 씨도 못 만났을 거다"라고 전유성과의 일화를 전했다.
이어 "제가 월요일에 일본에 스케줄로 갔을 때 형님이 저를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라며 "그래서 스케줄을 바로 끝내고 형님을 찾아뵈러 왔었는데, 그때도 제게 '나 곧 죽을 것 같아, 근데 네가 너무 보고 싶다'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최양락은 "그게 불과 3일 전이었는데, 그게 마지막 만난 순간이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최양락은 전유성에 대해 "코미디언들, 개그맨들의 위상을 가장 높이신 분이 전유성 형님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라며 "천국에서도 아이디어를 짜시고, 천국에서도 코미디를 하지 않으실까 싶다,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남겨 먹먹함을 더했다.
이날 빈소에는 이홍렬, 최승경, 최양락 팽현숙 부부, 심형래, 신봉선, 박승대, 김경식, 이동우, 윤성호, 송영길, 오나미 등이 찾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전유성은 25일 오후 9시 5분께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별세했다. 전유성은 최근 폐기흉 증세가 악화됐고 치료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례는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고인이 생전에 터를 잡고 국숫집을 운영했었던 전북 남원시 인월면이며, 발인은 28일 일요일 오전 7시다. 오전 6시 30분 영결식이 진행되며, 발인 후 여의도 KBS를 찾아 '개그콘서트' 녹화장에서 노제가 엄수된다.
1949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난 전유성은 1969년 TBC 방송작가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 이후 코미디 작가 겸 코미디언으로 활동해 왔다. 또한 전유성은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쟈키' '청춘행진곡' 등 수많은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로 소극장 개그를 방송으로 끌어온, KBS 2TV '개그콘서트' 창시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MBC 표준FM '전유성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DJ를 맡았으며, SBS '좋은 친구들'에서 '전유성을 웃겨라' 코너로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전유성은 슬랩스틱 개그가 주류였던 시절 입담으로 웃음을 준 코미디언으로도 꼽힌다. 더불어 신인 발굴과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많은 후배에게 영감을 준 '아이디어 뱅크'이자 '멘토'로도 꼽히며, 문화계 전반에 걸쳐 창의적인 기획력으로 큰 영향을 끼친 '코미디 선구자'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