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Z세대의 문해력 논란이 끊아지 않는 가운데 한 직장인이 '금주(今週)'와 '금주(禁酒)'의 차이를 몰라 회사에서 발생한 해프닝을 전했다.
2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직장 생활 7년 차라는 A씨는 “얼마 전 회사에 20대 초반 후배가 들어왔다. 후배가 종종 실수해도 저의 신입 시절이 생각나서 꾸짖기보다는 다독여 줬다. 그런데 그게 독이 됐나 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신입 후배에게 “금주에 회식이 있으니 단체 문자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후배는 “회사에서 술 안 마시는 행사가 있느냐”며 되물었다. 후배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뜻의 ‘금주(禁酒)’로 착각한 것이다.
당황한 A씨는 ‘금일, 익일, 명일’ 등 기본 단어까지 차근차근 알려줬고, 옆에서 지켜보던 부장은 “일한지 한 달이나 됐는데 아직도 그걸 모르느냐”고 한 소리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퇴근 후 후배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사람들 앞에서 우리 애 기죽여 속이 시원하냐. 상처받은 거 어떻게 책임질 거냐”며 항의했고, 급기야 다음날 회사에 직접 찾아와 후배 대신 사표까지 냈다.
A씨는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 싶어 어이가 없었다”면서 “알고 보니 부장님에게도 전화해서 따지셨더라"고 황당해 했다.
전문가들은 “문해력의 기본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생활 태도의 문제”라면서도, 최근 젊은 세대에서 기본 단어조차 해석을 놓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어떻게 20대 초반에 세상의 모든 걸 알겠나. 모를 수 있지만 선배가 가르쳐주면 배우는 자세로 배워야 하는데 기분 나빠하고, 엄마한테 ‘쪼르르’ 얘기하고 엄마는 부장님한테 따지고 그래서 사표를 내고 이건 사회생활을 안 하겠다는 것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