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AI 수상 예측했지만…베니스 男주연상 꿈도 안꿨다"

입력 2025.09.24 12:18수정 2025.09.24 12:18
이병헌 "AI 수상 예측했지만…베니스 男주연상 꿈도 안꿨다" [N인터뷰]
이병헌 / BH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병헌이 그의 주연작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이 불발된 데 대해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의 주연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을 연출한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다.

이병헌은 극 중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 역을 맡았다. 만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제지회사에 취업하고 공장에 다니면서 치열하게 공부해 방통대 학사학위를 딴 후 특수제지 분야의 전문가가 된 인물. 그는 25년간 헌신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가 되고 재취업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지며 어렵게 장만한 집까지 내놔야 할 처지에 몰리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이날 자리에서 이병헌은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촬영을 1년 정해놓고 시작했는데 촬영하면서도 계속 감독님한테도 그 얘기를 했다,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고 했었다"며 "촬영하면서 사실 (개봉까지) 한참 남은 걸 알고 있었고 이야기의 내용도 알고 있었지만, 박찬욱 감독이 과연 이 찍어낸 것들을 어떻게 또 후반 작업에서 더 놀라움을 줄까 굉장히 궁금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음악을 어떻게 쓰는지, 색깔들을 어떻게 변주할 건지, 편집도 그렇고 굉장히 궁금했다"며 "그래서 '빨리 보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이병헌은 영화를 재차 본 소감도 전했다. 그는 "처음엔 이 영화를 몇 개월 동안 같이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봤기 때문에 내 것만 보게 되더라, 전체를 보는 눈이 아직 아니었다"면서도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보면서 이 전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감동이랄까 이런 것들이 점점 커졌던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이 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바랐던 데 대해 "감독님은 베니스에서도 그 얘길 계속하셨다"면서도 "저는 꿈도 안 꾸고 있었는데 괜히 본인이 받고 싶어서 핑계를 대시면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얘기하시는 것 같더라, 전 생각지도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이병헌은 상을 전혀 기대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솔직히 아예 1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다만 이 작품에 대한 언론과 평론가들의 어떤 평이 올라오는 사이트가 있다고 하더라, '진짜 뭔가 일이 날 것 같다'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남우주연상 누가 받을 것 같은지 예측했는데 그 세 사람 안에는 포함됐다고 하더라"며 "상을 받을 거란 가능성보다는, AI가 말한 세 사람 안에 들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또한 "AI가 인정한 연기력"이라는 칭찬에 "AI가 뭘 알고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기사들을 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병헌은 향후 베니스 영화제를 또 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어떤 영화를 찍고 거기에 또 갈 수 있다는 그런 일이 있으면 진짜 좋은 것 아닌가"라며 "진짜 행복한 일"이라고 답했다.

한편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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