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품에 불꽃놀이?…아크테릭스 히말라야 이벤트 논란 끝에 사과

입력 2025.09.23 08:32수정 2025.09.23 15:23
자연의 품에 불꽃놀이?…아크테릭스 히말라야 이벤트 논란 끝에 사과
아크테릭스의 히말라야 불꽃놀이 쇼/사진=SCMP 캡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티베트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가 불꽃놀이 쇼를 선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아크테릭스는 지난 19일 티베트 시가체 지역의 히말라야산맥에서 불꽃놀이 전문가 차이궈창과 협업해 '성룽'(昇龍) 쇼를 선보였다.

쇼는 해발 약 4600m에서 5000여m까지 이어졌으며, 티베트 전통의 오색 깃발에서 착안한 듯 형형색색의 불꽃의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만들며 터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기에 주황색과 흰색의 화려한 불꽃이 산등성이를 따라 연발하며 장관을 이뤘다.

불꽃놀이 쇼 영상이 공개되자 중국 내에서는 청정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최 측은 "예술을 매개체로 자연의 경외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해당 행사는 사전 승인을 받은 합법적 행사라고 해명했다.

이어 "불꽃놀이에 사용된 색소 분말은 모두 생분해성"이라며 "목축민의 가축을 미리 대피시키고 설치류 피카 등 작은 동물이 구역을 벗어나도록 조치했고, 잔여물은 생태학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하고 식생도 복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의 해명에도 일각에서는 애초에 지방 정부가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승인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중국 당국은 조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시짱자치구 시가체시 당국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조사팀을 파견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아크테릭스는 홍보 영상을 삭제한 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불꽃놀이를 총괄했던 전문가인 차이궈창도 사과했다.

그러나 아크테릭스 측의 중문판과 영문판 사과문이 달라 논란이 이어졌다.

아크테릭스는 중문판 사과문에서 "대중의 비판을 통해 예술 표현의 경계에 대한 평가가 더 전문적이어야 하며 자연에 대한 겸손과 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으나 영문판에서는 "예술가 및 중국 팀과 소통하고 있으며, 유사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업무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중국 현지 매체들은 아크테릭스 측이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소셜미디어 논평을 통해 "불꽃이 꺼졌을 때 남는 것은 사과만이 아닌 환경 보호를 위한 행동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끝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크테릭스는 1991년 캐나다에서 창립됐으며, 2019년 모기업 핀란드 아머스포츠가 중국 스포츠 브랜드 안타그룹에 인수됐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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