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내가 온라인커뮤니티에 자신의 험담을 수차례 늘어놓은 사실을 알게 돼 이혼하고 싶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이혼 전문 양나래 변호사 유튜브 채널에는 '아내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 욕을 올렸습니다. 이거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인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에 게재됐다.
40대 초반 남성 A씨는 "아내와 함께 쓰는 노트북을 사용하려 하다가 온라인커뮤니티에 로그인된 걸 발견했다"면서 "아내가 '밥무새(밥+앵무새) 남편 X 꼴 보기 싫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더라"고 했다.
그는 "설마하는 마음에 아내가 그동안 쓴 글을 확인해봤는데 '밖에서 밥 먹고 오지. 밥 먹는 것도 꼴 보기 싫다', '내가 왜 밥 차려줘야 하냐', '주말에 출근한다고 나갔는데 지 혼자 신났네요', '아기 둘 키우는 게 원래 이렇게 힘든가요' 등의 글을 작성했더라"고 토로했다.
A씨는 "글이 한두 개가 아니고 매우 많았다"면서 "처음엔 아내가 답답하니까 글을 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정말 원색적이고 인격적인 비난이 가득했다. 손이 덜덜 떨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 글에는 '이혼하세요' '저도 그런 남편 꼴 보기 싫어 죽겠어요' '돈 벌어다 주니까 참고 사는 거죠' 등의 댓글도 많이 달려 있었다"면서 "도저히 그냥 못 넘기겠다 싶어서 모든 글을 캡처해 증거로 모아놨다"고 밝혔다.
A씨는 참다 못해 아내에게 "당신 커뮤니티 하냐. 당신이 이런 글 썼지"라며 추궁했더니 아내는 "그런 글 올릴 수도 있지 쪼잔하게 왜 그러냐. 내가 거기에 당신이 누구라고 썼냐. 그렇게 남편 험담하며 스트레스 푸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A씨는 "아내가 평소 날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인정하고 깔끔하게 사과했으면 좋았을 텐데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게 이혼 사유가 되는지, 다른 사람들은 아내의 이런 행동을 그냥 넘어갈 수 있는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양 변호사는 "특정되지 않아 명예훼손은 어렵다고 해도 아내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라면서도 "그런 글을 올렸다고 무조건 이혼하라고는 말씀 못 드린다. 아이도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 봐라"고 조언했다.
누리꾼들은 "신뢰와 애정이 박살 났는데 결혼생활 유지는 불가능하다" "뒷담화는 할 수 있어도 걸리진 말아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