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관광객을 태운 요트 한 척이 바다 위를 유유히 가로지른다. 이때 범고래 한 마리가 요트 옆으로 불쑥 나타난다. 먼 곳에서 보면 요트와 방향을 같이 하며 범고래가 유영하는 듯 평화로운 풍경이다.
실상은 다르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범고래의 공격에 심하게 흔들리던 요트는 방향을 잃기 시작하고 잠시 후 완전히 침몰한다.
텔레그래프, CBS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인근 해안에서 최근 범고래가 배를 공격해 침몰했지만, 배에 있던 일행은 무사히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국립해양청에 따르면 폰테 다 텔랴 해변에서 항해 중이던 관광 요트는 범고래의 공격을 받았고 물에 빠진 5명은 무사히 구조됐으며 부상자는 없었다.
선장은 범고래 공격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뒤쫓아오는 범고래들 때문에 방향키가 파손되면서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고 전했다.
CBS는 지난 2020년부터 스페인 지브롤터 해협과 포르투갈 대서양의 바닷 속에 숨어 있던 범고래가 요트 등 선박을 공격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양 연구 그룹인 오르카 이베리카 GTOA도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해당 지역에서 범고래가 목표한 배를 반복적으로 들이받거나 밀고 어떤 경우에는 배의 방향을 바꿔 손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선박을 위협하는 행동이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범고래들에게 새로운 놀이 행동이 됐다는 분석과 함께 그동안 인간 선박에 충돌하거나 피해를 본 범고래들의 의도적 복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