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퇴사 후 유튜버로 전향한 아들이 조회수 때문에 아찔한 행동을 반복하고, 위험한 장소만 골라 여행을 다녀 걱정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퇴사후 유튜버 전향한 아들...위험한 나라만 골라 여행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 사연을 제보한 60대 남성 A씨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튜브를 하겠다고 선언한 30대 아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아들이 처음에는 전공을 살려 전자기기 리뷰를 했지만 조회수가 나오지 않자 일상 브이로그, 연애 상담, 패션 조언까지 찍다 못해 급기야 관심을 끌기 위해 벌레 먹방까지 했다는 것이다.
A씨는 "유튜브 초반에 지인들에게 우리 아들이 유튜브 하니까 구독 좀 해달라고 홍보했는데 벌레 먹방을 본 지인들이 '자네 아들 맞아?' 이렇게 연락을 해오자 너무 창피해서 모른 척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문제는 벌레 먹방이 아니었다. 아들은 벌레 먹방을 중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 유튜브를 찍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는 위험 지역을 여행하고 올린 영상이 조회수가 높게 나오면서 진짜 문제가 시작됐다.
A씨에 따르면 그때부터 아들은 일부러 위험한 나라만 골라 다니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월 일본에 대지진이 날 거라는 소문이 퍼지자 아들은 고민도 하지 않고 곧장 일본으로 달려가 한 달 내내 지진만 기다리며 살았다고 한다.
더구나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여성과 사귀게 된 아들은 함께 여행을 다니며 더욱 과감한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A씨는 "여자친구가 아들보다 한 수 더 뜨더라. 위험한 걸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찔한 인생샷을 남겨야 한다’며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가파른 절벽에 서서 사진을 찍는데 아들의 여자친구가 무서워하기는커녕 "오빠 조금만 더 뒤로 가. 조금만 더 뒤로"라며 절벽 끝으로 가게 유도했다며 ”영상에서 아들과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고 심장이 쿵 가라앉은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프리다이빙하다 사고... 5000만원 병원비 날리고도 '라이브방송'
그러다 한 달 전 기어코 사고가 터졌다. 아들이 프리다이빙하는 영상을 7번가량 반복해서 찍다가 지쳐 마비 증세를 보이더니 실신한 것이다. A씨 부부는 곧장 아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다행히 아들은 큰 고비를 넘기고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국가는 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었고, 이송비, 응급 수술, 치료비 등으로 5000만원가량 청구됐다. 익스트림 스포츠 보장 제외 조항 때문에 여행자 보험도 쓸모가 없었다. 더구나 아들은 모아둔 돈을 이미 여행에 다 써버린 상황이라, 결국 병원비는 A씨 부부가 모두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아들은 반성은커녕 오히려 병원에 누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 또한 자신의 사고 영상을 올리겠다고 편집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